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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2018 시즌 우승하면 난리가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 프로야구 우승 공약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데, 큰 일날 제안을 했다.
각 팀들이 기발한 다시 한 번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양현종은 나지완의 제안에 우승하면 올해는 걸그룹이 아닌 보이그룹 댄스를 출 위기(?)에 빠졌다. NC 다이노스는 2019 시즌 새로 지어지는 야구장 개막전 티켓을 선수들이 모두 구매해 팬들에게 선물하겠다고 했다. 지난 2년간 고척스카이돔 번지점프를 밀었던 서건창은 이 때문에 우승을 못하는 것 같다며 따뜻한 고척돔에서 팬들과 1박2일 캠핑을 하겠다고 했다. LG는 그동안 우승 못한 24년을 일수로 계산해 8760개의 사인볼을 팬들에게 선물하고 성인팬들을 위한 일일호프, 어린이팬들을 위한 일일 야구교실을 열겠다고 했다. 특히, 야구교실을 앞두고는 LG가 계속해서 밝혀온 이병규 코치가 말을 타고 입장하는 세리머니까지 더한다고 강조했다.
압권은 삼성 라이온즈. 마이크를 잡은 강민호가 "구단 허락을 받고 나왔다"고 말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강민호는 "평소 스프링캠프에 팬 참관단이 오시는데, 우리가 우승을 하면 지원하는 모든 팬들이 전지훈련지에 오실 수 있게 비행기 티켓과 숙소 등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후 선수들 사이에 지킬 수 있는 공약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깔렸다. 그런 가운데 강민호가 사고를 쳤다. 구단 허락까지 받았다고 하니 자신만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승하면 공약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듯. 삼성의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2박3일 정도 팬들이 간다고 할 때, 항공료와 호텔 숙박요금을 아무리 싸게 잡아도 인당 100만원 정도 들 수밖에 없다. 만약, 1만명의 팬이 지원하면 100억원이 든다. 지원하는 모든 팬들을 데려가겠다고 했으니 1만명만 지원할까. 전국 수만명의 팬들이 지원할 수 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삼성 그룹의 힘을 빌려도 쉽지 않다.
아무래도 삼성의 공약은 수정이 필요할 듯. 인원을 제한해 추첨을 통해 선정된 팬을 데려가는 식으로 말이다. 어찌됐든 삼성의 이런 공약에는 삼성 왕조 몰락 후 하위권에 처진 지난 2년을 반성하고,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담겨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만약 삼성이 우승을 하면 정말 난리가 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