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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유광점퍼 참사? 삼성 우승하면 수백억 쓰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16:50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2018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가 열렸다. KBO 10구단 감독들과 팀을 대표하는 두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삼성 김한수 감독과 김상수, 강민호 선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3.22

삼성 라이온즈가 2018 시즌 우승하면 난리가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 프로야구 우승 공약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데, 큰 일날 제안을 했다.

2018 시즌 프로야구 미디어데이가 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렸다.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나와 김현수가 몇년 전 처음 한 뒤, 이제는 트렌드가 됐다"고 유희관(두산 베어스)이 말한 것처럼, 미디어데이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게 우승 공약이다. 지난해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우승하면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승을 하고 진짜로 가수 선미의 '가시나' 댄스를 후배들과 췄다. 양현종은 이번 행사에 참석해 "다시는 걸그룹 댄스는 추지 않겠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각 팀들이 기발한 다시 한 번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양현종은 나지완의 제안에 우승하면 올해는 걸그룹이 아닌 보이그룹 댄스를 출 위기(?)에 빠졌다. NC 다이노스는 2019 시즌 새로 지어지는 야구장 개막전 티켓을 선수들이 모두 구매해 팬들에게 선물하겠다고 했다. 지난 2년간 고척스카이돔 번지점프를 밀었던 서건창은 이 때문에 우승을 못하는 것 같다며 따뜻한 고척돔에서 팬들과 1박2일 캠핑을 하겠다고 했다. LG는 그동안 우승 못한 24년을 일수로 계산해 8760개의 사인볼을 팬들에게 선물하고 성인팬들을 위한 일일호프, 어린이팬들을 위한 일일 야구교실을 열겠다고 했다. 특히, 야구교실을 앞두고는 LG가 계속해서 밝혀온 이병규 코치가 말을 타고 입장하는 세리머니까지 더한다고 강조했다.

압권은 삼성 라이온즈. 마이크를 잡은 강민호가 "구단 허락을 받고 나왔다"고 말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강민호는 "평소 스프링캠프에 팬 참관단이 오시는데, 우리가 우승을 하면 지원하는 모든 팬들이 전지훈련지에 오실 수 있게 비행기 티켓과 숙소 등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우규민(삼성)이 LG 트윈스 시절 내뱉었다 후회한 '유광점퍼' 사건이 오버랩되는 장면. 우규민은 2015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시 자비로 야구장에 있는 팬들에게 유광점퍼를 선물하겠다고 했는데, 우승하면 약 20억원이 넘는 돈이 나갈 수 있다는 계산에 크게 당황한 일이 있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의 표현이었지만, 수십억원은 선수 1명이 쓰기에 엄청난 부담이었다.

이후 선수들 사이에 지킬 수 있는 공약을 해야한다는 인식이 깔렸다. 그런 가운데 강민호가 사고를 쳤다. 구단 허락까지 받았다고 하니 자신만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승하면 공약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듯. 삼성의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2박3일 정도 팬들이 간다고 할 때, 항공료와 호텔 숙박요금을 아무리 싸게 잡아도 인당 100만원 정도 들 수밖에 없다. 만약, 1만명의 팬이 지원하면 100억원이 든다. 지원하는 모든 팬들을 데려가겠다고 했으니 1만명만 지원할까. 전국 수만명의 팬들이 지원할 수 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삼성 그룹의 힘을 빌려도 쉽지 않다.

아무래도 삼성의 공약은 수정이 필요할 듯. 인원을 제한해 추첨을 통해 선정된 팬을 데려가는 식으로 말이다. 어찌됐든 삼성의 이런 공약에는 삼성 왕조 몰락 후 하위권에 처진 지난 2년을 반성하고,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담겨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만약 삼성이 우승을 하면 정말 난리가 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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