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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투수 김강률(30)이 '건강한 시즌'을 목표로 내걸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시즌 어떻게 몸을 만들었나.
12월 한 달간은 무조건 쉬기만 했다. 그러다 1월 4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몸을 만들었다. 임진우 선배와 함께 갔다. 마지막 일주일은 돗토리에서 보냈다. 공은 잡지 않고 오직 몸만 만들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돗토리 월드윙트레이닝센터라는 곳에 갔다. 단순히 '안 해봤던 걸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훈련했는데, 나와 아주 잘 맞았다. 운동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돌아보면 돗토리를 간 것이 내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그곳에서 몸을 만들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올해도 똑같이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일찌감치 마음 먹었다. 고민없이 돗토리를 선택했다.
- 지난해 입단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용됐다. 체력적으로 고비가 있었을 것 같은데.
정규 시즌 중후반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시즌 뒤 플레이오프에 들어가기 전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쉬고 나서 던지려 하는데 생갭다 스피드가 안 나왔다. 역시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 순간, 올 겨울 준비를 정말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치님들 덕분이다. 늘 옆에서 봐주시고, 세밀한 부분을 수정해 주셨다. 같히 나를 신경 써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감이 왔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여러 깨달음 속에서 내 밸런스를 찾아갔다. 그리고 부상이 없었던 점이 가장 중요했다. 아프지 않으니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다.
-제구에 확실히 눈을 떴다고 봐야하나.
아니다. 아직 부족하다. 나에게 '확실히'라는 건 없다. 그저 전보다 좋아졌을 뿐이다. 더 좋은 제구력을 보유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이제 1년 내 몫을 했을 뿐, 더욱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2007년 입단해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통장에 들어오지 않아서 지금은 실감나지 않는다.
-이번 캠프에는 후배들도 많고, 주변의 시선도 달라졌다. 책임감이 생겼을 것 같다.
내가 벌써 한국 나이로 31살이라는 게 어색하지만, 후배들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 마냥 부럽다. 20대 초반이라는 나이 하나만으로 부럽다. 나 역시 어린 나이에 빨리 잘 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고 후배들에게는 특별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야구적으로 내가 조언해줄 위치는 아니다. 나는 그저 (이)용찬이와 함께 즐겁게 운동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할 뿐이다. 그동안 선배들에게 밥을 많이 얻어먹었기 때문에 밥도 많이 산다.
-아직 1차 캠프 중이지만, 어떤 2018년을 만들고 싶나.
홀드나 세이브 수치에 대한 욕심은 없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정말 가장 중요하다. 아프지 않아야 좋은 성적이 나든, 나쁜 성적이 나든 할 것이다. 큰 욕심 없이 몸 관리를 잘해서 풀타임을 뛰는 게 개인 목표다. 의욕만 앞서기 보다는 차근차근 내 할 일을 하고 싶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