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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핫이슈] 박용택 "FA로 다른 팀 이적? 야구 관둔다는 뜻"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2-06 01:47 | 최종수정 2018-02-06 01:50

◇훈련 중 밝게 웃고 있는 박용택.  사진제공=LG 트윈스


"다른 팀 이적? 그건 관둔다는 뜻이다."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이 곳의 뜨거운 태양만큼,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나이가 LG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박용택. 트윈스를 상징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은 그 위치는 바뀌지 않는다. 야구 잘하는 후배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39세 최고참보다 내가 더 잘한다고 자신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나이는 불혹에 가까워지는데, 방망이 실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 체력도, 몸매도 그대로다. 박용택에게 3가지 키워드로 질문을 던져봤다. 선수 개인과 팀 모두에 매우 중요한 키워드들이었다.

주장, 왕따 덜 당하는 기분?

박용택은 류중일 신임 감독의 지명에 다시 주장이 됐다. 2010년, 2011년 2년 간 주장직을 역임하고, 7년 만에 다시 주장이 됐다.

박용택은 "처음 주장 됐을 때, 내 위로 한 20명 선배님들이 계셨다. 스프링캠프 첫 날, 나는 가만히 있는데 집합이 걸리고 그랬다. 내가 뭘 해야하나 생각했다"며 첫 주장 시절을 돌이켰다.

박용택은 최고참이 돼 다시 주장이 된 것에 대해 "지금은 불편한 게 없다. 그렇다고 뭘 대단하게 하는 것도 없다. 그냥 '밥은 잘 먹고 다니냐'고 묻는 정도"라고 말하며 "그래도 주장이라고 얘기도 들어주고 하니 왕따를 덜 당하는 기분이라 좋다"고 했다. 농담이지만, 그 속에는 최고참이라고 후배들 주눅들게 하는 것 없이 편한 분위기 속에 야구에만 집중하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숨겨져 있다.

농담 반, 진담 반 같았던 3000안타


2016년 8월1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개인통산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한 박용택. 그 안타수가 벌써 2225개까지 늘었다. 박용택은 양준혁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2318안타 신기록을 넘어 3000안타 대기록 달성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처음에는 농담 반, 진담 반인줄 알았는데 매우 진지하고, 또 계산을 해보면 이루지 못할 기록도 아닌 듯 보인다. 2016, 2017 시즌 176-175안타를 때려냈다.

박용택은 3000안타 도전에 대해 "페이스를 봤을 때 4년 만에 달성하는 건 힘들 것 같고 5년이 주어지면 깔끔하게 기록 달성을 할 자신이 있다. 6년이면 더 여유가 있겠지만, 거기까지 시간을 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3000안타에 대한 욕심은 분명히 있지만, 마냥 기록에만 집착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5년 안에 3000안타를 기록해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가치가 생긴다는 뜻이다.

또 한 번의 FA

박용택은 이번 시즌을 잘 마치면 생애 세 번째 FA 기회를 얻게 된다. 내년이면 40세가 되지만, 박용택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한다.

박용택은 "나도 모르게 캠프 초반 살짝 오버 페이스 느낌이 든다"며 이번 시즌을 얼마나 중요하게 맞이하고 있는지 느끼게 해줬다. 그러면서 "힘 빼고, 오버하지 않으려고 한다. 프로 선수에게 열심히 하란 말은 필요 없다. 오히려 더 하고 싶은 걸 자제하라고 하는 게 맞다. 자제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건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다. 프로로서 자격이 없다. 늘 이 마인드를 가슴에 새긴다"고 설명했다.

박용택은 최근 베테랑 선수들이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는 것에 대해 "트렌드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확실한 가치를 보여주면 그런 트렌드도 힘이 빠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용택에게 "FA 자격을 얻어 만약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그건 야구를 관둔다는 뜻"이라는 대답이 순식간에 돌아왔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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