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KIA 체력 테스트, 기록보다 의지가 첫번째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1-14 23:29 | 최종수정 2018-01-14 23:31

김기태 감독. 스포츠조선DB


단순히 기록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가 어떤 의지를 보여주느냐에 진짜 테스트가 숨어있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통합 우승의 달콤한 꿈을 뒤로하고, 2018시즌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첫번째 관문은 부활한 체력 테스트다. KIA는 내달 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캠프로 떠나기 전 첫 공식 일정이 바로 체력 테스트다.

체력 테스트는 LG 트윈스 감독 시절부터 김기태 감독의 신년식이다. LG 사령탑을 맡았을 때도 봉중근 정성훈 등 베테랑들도 열외 없이 체력 테스트를 임하도록 했고, KIA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지난 2016년까지 통과의례처럼 체력 테스트를 치렀다. 지난해에는 여러 사정과 상황상 하지 않았지만, 올해 다시 부활했다. 1군 주전, 백업, 2군 유망주 구분 없이 선수들은 테스트를 앞두고 개인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뜨거운 훈련 열의를 보이고 있고, 1월 1일부터 올해 신인 선수들까지 합류하면서 캠프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부활한 체력 테스트에는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우승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 새로 시작하기 위해, 선수들에게도 정신무장을 당부하는 셈이다. 체력 테스트는 인바디 측정 등 기본 검사를 시작으로 기초 체력 점검이 주가 된다. 메인 코스는 단연 장거리 러닝이다. 지난 2016년에도 광주 구장 인근에 위치한 야외 경기장에서 400m 트랙을 10바퀴 도는 4㎞ 러닝을 테스트 참가 선수 전원 실시했었다.

1년 내내 훈련을 하는 운동 선수들이지만, 장거리 러닝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빠른 속도로 가뿐히 뛰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녹초가 되어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들도 속출한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표 체력 테스트는 단순히 선수들이 적어낼 숫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비시즌동안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왔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훈련을 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비록 기록이 조금 좋지 않더라도 태도와 준비성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코칭스태프가 칼 같이 커트 라인을 정해놓고, 자비 없이 테스트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수의 몸 상태에 따라 최대한 통과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는 편이다.

KIA가 지난해 많은 이들의 시즌전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팀 케미스트리였다. 체력 테스트는 새 시즌을 앞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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