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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나이-연봉 '평균적인' 윌슨, 관건은 적응력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10 11:59


볼티모어 오리올스 출신인 LG 트윈스 새 외인 투수 타일러 윌슨은 각종 통계 항목에서 '평균적인' 외국인 투수의 범위 내에 존재한다. 지난해 5월 5일(한국시각) 메이저리거 신분인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투구를 하고 있는 윌슨. ⓒAFPBBNews = News1

LG 트윈스가 최근 영입한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29·Tyler Wilson)은 키 1m88, 몸무게 84㎏의 체격을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2015~2017년 동안 3시즌 통산 42경기이며, 마이너리그에서는 7년간 통산 131경기에 전부 선발로 등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8승10패, 145⅓이닝, 평균자책점 5.02, 마이너리그에서는 37승22패, 평균자책점 4.06을 올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찍은 직구 구속은 평균 90.7마일(약 146㎞), 최고 94.7마일(약 152㎞)이었다. 구종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4가지다. 이것이 객관적 수치로 본 윌슨의 모습이다.

이번 시즌 계약이 완료된 외국인 투수 18명의 평균 키와 몸무게는 각각 1m91, 95㎏이다. 윌슨의 체격 조건은 평균을 밑돈다.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1m88, 86㎏) 정도의 체격이라고 보면 된다. KBO리그를 처음 경험할 8명의 신규 투수들의 평균 나이는 29.125세로 윌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윌슨이 받는 80만달러 역시 8명의 평균 보장 몸값 82만8000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윌슨에 대해 LG는 어느 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까. 사실 윌슨은 스토브리그 초기 LG의 '위시리스트'에서 3위권 밖에 있던 투수다. LG는 데이비드 허프와 레다메스 리즈, 그리고 메이저리그 현역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우완투수와 우선 접촉하고 있었다. 윌슨은 최선도, 차선도 아닌, '차차선' 정도였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드래프트 11라운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지명을 받았으니 썩 각광받은 유망주도 아니었다.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24경기를 나가 제법 역할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초반 8경기 등판 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시즌을 마쳤다.

김현수와는 2016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볼티모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김현수는 윌슨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인성도 좋고 노력도 많이 하는 선수다. 실력도 있는데 기회를 많이 못받은 것 같다"면서 "LG에 잘 왔고, 정말 같이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김현수에 따르면 윌슨은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고, 한식을 좋아해 같이 식사도 많이 했다고 한다. 김현수가 도우미로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사이다.

김현수가 말한 "실력이 좋다"는 건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뜻인데 류중일 감독의 평가는 신중하다. 류 감독은 "윌슨은 열심히 하고 성실한 선수라고 들었다. 구속은 145~148㎞ 정도 나오며 변화구와 제구력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프로 입성 이후 별다른 부상 경력이 없다는 건 중요한 강점이다. 내구성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LG 스카우트팀에서는 "60~70%의 비중으로 직구를 던지고,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했다. KBO리그를 처음 밟는 만큼 적응력이 관건이다. 제구력에 대해선 류 감독이 칭찬을 했지만, 그것 역시 KBO리그 스트라이크존과 타자들의 성향을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LG 선발진은 일단 완성에 가까운 상황이다. 에이스인 헨리 소사가 1선발을 맡고 윌슨이 뒤를 받친다. FA 출신 차우찬도 선발로 던질 것이고, 나머지 2자리를 놓고 류제국 임지섭 임찬규 신정락 김대현 손주영 등이 경쟁을 벌인다. 믿음의 차원에서 보면 윌슨이 2,3선발 위치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양상문 단장은 "적응력도 기대한다. 10승 이상은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경력과 몸값, 구속과 제구력 등 객관적 지수 대부분이 외국인 투수들의 '평균' 범위에 있는 윌슨이 그 이상의 위치에 오를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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