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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용이 한 번 더 기회를 받을까. 아니면 다른 카드가 튀어나올까.
SK 와이번스는 2017 시즌 화끈한 대포 군단으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팀 234홈런으로 10개 구단 중 1위. 한 시즌 팀 최다홈런 기록(종전 213개)을 갈아치웠고, 유일한 200홈런 팀이었다. 꼴찌 LG 트윈스(110개)와는 무려 124개나 차이가 났다.
좋은 팀은 투-타 전력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한다. 특히, 확실한 마무리가 없는 팀은 상위권으로 절대 치고 나갈 수 없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지는 경기가 나오기 마련인데, 이기던 경기에서 마무리가 무너지며 역전패를 당하는 건 충격이 몇 배다.
그래서 SK의 새 시즌 숙제는 무조건 고정 마무리 찾기다.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는 가운데, 기존 선수 가운데 마무리를 찾아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건 서진용의 마무리 재도전이다. 150km에 가까운 강속구에 힘이 있다. 상대를 압도할 만한 힘을 갖춘 유일한 자원이다. 하지만 1군 경험이 부족해 시즌 초 중책을 맡고 그 부담을 이기지 못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차분하게 준비를 한다면 승산이 있다. 올해 경험이 분명 보약이 될 것이다.
다만, 선수의 멘탈 문제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이 카드가 실패했을 때의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왕년의 마무리 박희수가 구의를 회복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오랜 시간 풀타임 마무리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다만, 구위가 떨어진 상황에서 경기 운영 능력만으로 풀타임 마무리가 되는 게 쉽지 않다.
1억4000만원으로 첫 억대 연봉을 받게 된 베테랑 박정배도 7세이브를 기록해 잠정 후보가 될 수 있다. 워낙 노련하고 제구도 좋아 구위만 유지할 수 있다면 불가능한 카드도 아니다. 구위 하면 생각나는 투수가 또 있는데, 우완 파워피처 문광은이다. 제구 기복만 줄인다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수 가능성이 충분하다.
SK는 새 시즌을 앞두고 손 혁 투수코치가 팀에 부임했다. 데이브 존 투수코치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국내 선수들 특성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있다. 의사소통도 활발해질 수 있다. 과연 손 코치는 어떤 마무리 투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