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개편' 두산 선발진, 모험과 희망 사이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2-13 08:28


두산 김태형 감독이 21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릴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21.

전면 개편을 거쳤다. 다음 시즌 두산 베어스의 선발진은 '판타스틱4'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 2015~2016시즌 두산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탄탄한 선발진 덕분이다. 2015년에는 정규 리그 우승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행운까지 따르며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아성을 꺾었다. 이 기세를 다음 해에 이어간 두산은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까지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며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특히 2016시즌에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원투펀치'를 확실히 가동하고, 장원준과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도 완벽했다. 4명이 무려 70승을 합작했다. 5선발이 확실하지 않았지만 4명의 선발진이 워낙 흠잡을 데 없다보니 안정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부상, 부진 등으로 '판타스틱4'의 활약도가 이전만큼 빼어나지 않았다. 또 정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모두 디펜딩 챔피언 타이틀을 지키지 못한 두산은 결국 변화를 택했다. 선발진에도 칼을 빼들었다.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외국인 투수 전면 교체다. 지난 2011년부터 7시즌 동안 두산에서 뛰었던 니퍼트와 결별을 했다. 부상 때문에 시즌 내내 마음을 졸이게 한 보우덴도 작별이다. 대신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조쉬 린드블럼과 '초면' 세스 후랭코프가 새 식구가 됐다. 변화를 택한 만큼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이름도 생소한 후랭코프는 당연히 KBO리그가 처음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올 시즌 딱 1경기 등판한 것이 전부고,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다만 장신의 '팔색조' 투수로, 니퍼트의 높은 타점과 보우덴의 투구폼이 흡사하게 닮아있다. 다만 그가 낯선 리그에서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마이너리그에서는 볼넷이 적은 '칼제구'가 후랭코프의 장점이었는데, 스트라이크존 적응 문제 등 이 장점이 살아나지 않으면 '그저 그런' 투수가 될 위험성도 있다.

린드블럼은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것이 안정감을 준다. 또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그 어느때보다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린드블럼도 전성기 기량에 비해 구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변수는 있다. 두산이 투수친화형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지만, 반드시 투수의 활약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린드블럼은 올해 잠실에서 한번도 등판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4경기 1승2패 ERA 7.40으로 부진한 편이었다.

장원준-유희관-함덕주로 이어질 국내 선발진도 개개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로테이션 전체가 달라진다. 특히 유희관은 5년 연속 10승에는 성공했지만, 올 시즌은 그 어느때보다 기복이 심했었다. 함덕주 역시 이제 풀타임 2년차에다, 올해 많이 던진 여파가 아직 남아있다.

결국 두산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 시즌을 맞는다. 선발 투수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느팀보다 두산이 절감했던 부분이다. 새 식구들과 국내 투수들이 2016년 '판타스틱4'를 재현할까. 그렇다면 두산의 다음 시즌 성적도 기대해볼 수있게 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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