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걸림돌 지목됐던 한화 '순혈주의' 이번엔 디딤돌 될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11-04 23:32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 새 사령탑 한용덕 감독의 취임식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취임식을 마치고 한용덕 신임 감독이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1.03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이 5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다. 지난 1일 마무리캠프를 차린 선수단에 합류한다.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의 가을야구가 길어지면서 한 감독의 감독선임 발표와 공식일정도 다소 늦어졌다. 한 감독은 지난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더이상 짠한 야구하지 않겠다. 임기내에 강한 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면과제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 끌어올리기다. 한 감독은 "우리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베테랑들의 내구성이 떨어진다. 부상자도 많았다. 베테랑들이 144경기를 모두 뛸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으면서 공백을 메우고 성장하고, 베테랑도 체력을 아끼면서 부상방지 등으로 기량을 유지하면 팀은 힘이 생긴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이 위주가 된 마무리캠프야 말로 한화가 지향하는 리빌딩의 시작점인 셈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코칭스태프와 손발을 맞추는 작업도 병행하게 된다. 한 감독은 장종훈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에 대해 "몇년 전부터 둘이서 약속한 것이 있다.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서로 수석코치를 맡아 의기투합하자고 있다. 운이 좋아 내가 감독이 됐고, 롯데에 있던 장 수석을 불렀다. 또 송진우 투수코치는 세밀하고 꼼꼼하다. 우리팀 투수들의 세기를 가다듬는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권 배터리 코치와 전형도 작전코치도 합류했다. 김해님 코치는 불펜을 맡는다. 감독, 수석, 투타 주요 코치까지 전부 이글스 출신들로 구성됐다. 한 감독과 강 코치, 전 코치는 두산에서 한꺼번에 이적했다.

한대화-김응용-김성근 감독을 거치면서 한화 출신 지도자들은 뿔뿔히 흩어졌다. 당시 한화 코치였던 한용덕 장종훈 정민철 송진우. 이들은 예전 빙그레 이글스 시절부터 한화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전드들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팀성적이 곤두박질치고 암흑기가 시작되면서 한화 출신 코치들은 이른바 '적폐' 취급을 받았다. 현실에 안주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기득권만 지키는 인물들처럼 비춰졌다. 외부에서 온 감독들이 한화 출신 코치들을 중용하지 않은 측면도 있고, 한화 구단도 뭔가 변화를 줘야한다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팀 혁신 작업으로 레전드들을 내보냈는데 시간이 흘러 이들은 다시 뭉치게 됐다.

한용덕 감독은 "한화 출신 코치들이 무조건 잘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예전과는 다를 것이다. 그때는 감독님들은 한화 출신이 아니고 코치들만 한화출신이어서 다소 조화롭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나부터 한화 출신이니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나는 배팅볼 투수로 한화에 왔다. 모두 나보다 나은 분들이라 생각한다. 나같은 사람도 감독이 됐다. 이제 합심해 목표를 달성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한화가 지금까지 한번도 꺼내지 않았던 레전드 출신 드림팀 코칭스태프. 한화팬들은 지속적인 리빌딩과 팀에 대한 애정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한화는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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