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장 우려하던 한 가지 변수가 현실로 나타났다. 3주 간의 휴식기가 주는 데미지. KIA 타이거즈 타자들이 그 함정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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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안치홍이 8회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를 날렸다. 아웃된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안치홍.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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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대5로 석패했다. 믿었던 1선발 헥터 노에시가 4회초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며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허용한데 이어 5회초에는 김재환(2점)과 오재일(1점)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맞은 끝에 5실점(4자책)한 게 주요 패인.
하지만 그 이면에는 타선의 침묵이 있었다. 이날 KIA 타선은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6개의 안타 밖에 치지 못했다. 5회말 2사 1, 2루에 터진 버나디나의 3점 홈런이 아니었다면 영패를 당할 뻔했다. 득점 찬스도 많이 놓쳤다. 1회말 2사 1, 3루도 아쉬웠지만, 8회말 무사 1, 2루에서 1점도 내지 못한 건 치명적이었다.
믿었던 타자들이 침묵한 탓이다. 4번 최형우는 3타수 1안타, 5번 나지완은 3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로 부진했다. 7번 이범호도 4타수 무안타였다. 6번 안치홍은 4타수 2안타로 이날 KIA 타자 중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날렸지만, 8회말 무사 1, 2루에서 3루수 앞 병살타를 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정규시즌 타격왕 김선빈도 4타수 1안타였다. 타선 전체가 고르게 부진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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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1회 2사 1, 3루에서 나지완이 삼진을 당했다. 아쉬운 표정으로 타석을 물러나고 있는 나지완.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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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부진은 왜 생긴 것일까. 니퍼트를 필두로 한 두산 불펜의 구위가 좋았던 게 1차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긴 휴식에 따른 타자들의 타격감 저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KIA는 지난 3일 kt위즈전을 마지막으로 3주간 휴식을 치렀다.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덕분이다.
이 장기 휴식은 선수들의 체력 회복과 부상 치료에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경기 감각을 떨어트린다는 단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긴 휴식을 치르면 투수들은 좋아진다. 휴식을 통해 어깨나 팔꿈치 등이 회복되면서 구위가 싱싱해진다. 하지만 타자들은 득과 실이 교차한다. 체력과 힘이 향상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것이다.
타자들은 정규시즌을 통해 상대 투수들의 승부구에 대처하면서 타격감을 유지한다. 특히 치열한 승부의 과정에서 타격 본능이 날카롭게 다듬어진다. 그러나 휴식기에는 이런 상황을 경험할 수 없다. 자체 연습경기를 치른다고 하지만 정규시즌 타팀과의 승부만큼 긴장감을 갖긴 어렵다. 아무리 실전처럼 치른다고 해도 실전과는 엄연히 다르다. 부상을 우려해 몸쪽 승부구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KIA 타자들의 타격 부진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진이 계속 한국시리즈에서 내내 이어진다면 우승의 희망도 사라질 수 밖에 없다. 1패를 먼저 안은 상황에서 역전을 노리기 위해선 타선의 부활이 절실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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