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고 좋아할 때 아닌 KIA, 수비 불안 어쩌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0-02 17:24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 2루 kt 정현의 유격수앞 땅볼 때 1루 송구실책을 범한 김선빈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10.02/

천신만고 끝에 이겼지만, 이렇게 하면 지켜보는 사람은 불안하다. 큰 경기 타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수비다.

KIA는 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대3으로 승리하며 다시 한 번 큰 고비를 넘겼다. KIA는 이날 패했다면 3일 최종전을 앞두고 2위로 내려앉을 뻔 했다. 줄곧 1위를 달리다 지난달 24일 두산 베어스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그 때도 위기를 넘고 2위로 떨어지지 않으며 다시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진군을 했다.

그러나 하루 전 kt전에서 2대20으로 생각지도 못한 패배를 당하며 다시 충격에 빠졌다. 승차 없는 두산과의 싸움. 만약, 이날 패했다면 우승은 물건너갈 뻔 했다. 3일 kt전을 이겨도 두산이 SK 와이번스를 꺾으면 2위였다. 따라서 일단 이날 kt전을 무조건 이기고 봐야 했다.

경기는 에이스 양현종의 역투, 그리고 안치홍의 연타석 투런포에 힘입어 승리했다. 하지만 보는 사람은 계속해서 가슴을 졸였다. 수비 실책 때문.

KIA는 4회 3점을 선취하며 쉽게 경기를 푸는 듯 했다. 그러나 4회말 곧바로 2점을 따라잡히며 스스로 어려운 길을 택했다. 이 점수를 준 결정적 원인은 3루수 이범호의 '알까기' 실책. 무사 1루 상황서 윤석민의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뜨려 안타는 아니지만, 마치 1타점 2루타가 터진 것 으로 둔갑시켰다. 이범호는 1사 후 다시 한 번 남태혁의 타구를 더듬으며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해 오정복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범호와 함께 유격수 김선빈도 수비에서 좋지 않았다. 5-2로 앞서던 6회 2사 후 박기혁의 평범한 타구를 잡고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 실책이 아니었으면 양현종이 6회를 온전히 마쳤겠지만, 양현종은 장성우를 상대로 120구까지 던지며 볼넷을 허용해 결국 임창용으로 바뀌고 말았다. 임창용이 정 현을 삼진으로 처리했기에 망정이지, 큰일날 뻔한 상황.

더 큰 사고는 8회에 터졌다. 임창용이 두 타자를 내보냈지만, 다시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리고 정 현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김선빈이 어처구니 없는 1루 송구를 하며 주자 1명이 홈인했고 2사 2, 3루 위기가 이어졌다. 안타 1개면 동점. 팀 승리를 떠나 선발 양현종의 20승이 날아갈 뻔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바뀐 투수 김세현이 오태곤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3루수, 유격수가 각각 2개씩 4개의 실책을 저지르자 KIA의 경기는 어지러워졌다. 이날은 이겼기에 다행이나, 이런 장면이 한국시리즈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아찔했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에 나온 강팀들은 이런 기회를 절대 쉽게 흘려보내주지 않는다.


이범호의 경우 정면으로 오는 타구 처리 등은 훌륭하지만 해가 갈수록 수비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 김선빈의 경우 타격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였지만, 수비는 아직 공격만 못하다. 특히, 압박감이 큰 경기에서 생각지 못한 실책을 저질러온 경우가 많아 포스트시즌 KIA에 걱정거리를 안길 수밖에 없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트라우마인 플라이 타구 처리도 아직 100% 장담을 할 수 없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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