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필승조' 조정훈이 꿈꾸는 8년만의 포스트시즌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9-24 04:43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등판한 롯데 조정훈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17/

롯데 자이언츠 투수 조정훈이 우여곡절을 겪고, 필승조로 올라섰다. 이제 어느 때보다 높은 곳에서의 가을 야구를 꿈꾼다.

조정훈은 한 때 롯데의 에이스였다. 2009년 선발 투수로 시즌 14승(9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공동 다승왕이었다. 조정훈은 당시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경기 등판해 7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7년 간 네 번의 수술을 받았다. 팔꿈치만 세 차례 칼을 댔다. 지난 2015년에는 시범경기에서 복귀 희망을 밝혔으나, 다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이번에는 확실히 복귀했다. 지난 7월9일 감격의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더니 어느새 롯데의 필승조가 됐다. 보직은 바뀌었어도 공의 위력은 여전했다.

23일까지 25경기에 등판해 4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4.15(21⅔이닝 10자책점)를 기록 중이다. 모처럼 복귀한 만큼, 연투는 단 세 차례 뿐이었다. 어쨌든 조정훈은 등판하는 경기마다 셋업맨 역할을 잘 해냈다. 롯데는 23일 넥센 히어로즈를 7대2로 꺾고, 3위로 올라섰다. 이제 준플레이오프 직행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롯데는 이미 5년 만에 포스트시즌출을 확정지었다. 조정훈은 무려 8년 만의 포스트시즌 등판을 앞두고 있다.

조정훈은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에 대해 "일단 확정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상 간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다"고 말했다. 필승조 한자리를 차지했다는 것도 예상 외의 결과다. 그는 "기분이 좋다. 필승조가 됐다는 말을 들을 수록 부담감과 책임감이 생긴다. 일단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 투수들 중 가을 야구를 경험 해본 선수들은 많지 않다. 조정훈은 그 중 하나. 그는 "2009년과 달리, 이제는 불펜으로 나간다. 그런 분위기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면서 "사실 부진했을 때도 적응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포스트 시즌에 대해선 "선수들이 직접 해봐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보직은 바뀌었지만, '아프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은 한결 같다. 조정훈은 "처음에는 불펜 투수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경기 자체를 오래 안 했기 때문에, 잘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특히, 불펜이란 보직에 대해 느낄 새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제 포스트시즌에서의 등판을 생각하고 있다. 몸을 아낄 생각은 없다. 조정훈은 "연투에 대해선 크게 생각지 않는다"면서 "던지는 개수가 많아지고, 연투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 몸을 생각해서 조절할 생각은 하나도 없다.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무조건 한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그는 "2009년과 비교하면, 지금 상황을 봐선 느낌이 좋다. 그 때도 마지막 쯤에 순위가 결정됐다. 지금도 그때 못지 않은 분위기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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