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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시티' 남양주의 홍보대사를 할 정도로 '느림의 미학'으로 정평이 나 있는 유희관(두산 베어스). 그가 다시 한 번 자신만의 스타일로 팀을 포스트시즌 위에 올려놨다.
그가 목표했던 200이닝 투구는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평균구속 129㎞의 느린 패스트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수로 이같은 기록은 꽤 눈여겨 볼만 하다.
올시즌 기존처럼 꽤 무난한 투구를 해오던 유희관은 8월 위기에 봉착했다. 5이닝 7실점 경기를 두 번이나 하며 한달 동안 3패(1승)를 떠안았다. 당시 '유희관의 투구 패턴이 읽힌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왔지만 9월 들어 안정을 찾으며 이 같은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특히 지난 19일 경기에서는 7이닝 1실점을 완벽히 제 모습을 찾았음을 알렸다.
유희관은 지난 2015년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2⅓이닝 4실점으로 자존심을 구겼지만 지난 해 다시 NC와의 한국시리즈 경기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돼 자존심을 회복했다. 올 시즌 NC전에는 4경기 선발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5.32로 그리 마음을 놓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KIA와는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2.31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롯데 자이언츠와도 4번 맞대결해 2승1패, 평균자책점 2.52로 호투해왔다.
두산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유희관은 늘 팀과 함께 있었다. 그리고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인 이때 유희관이 그 '꿈의 무대'에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