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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의 방망이가 갈수록 뜨겁다. 1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37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팀의 10대2 승리를 이끌었다. 로사리오는 지난해 한화 소속 외국인 타자 역대 최다타점(120타점)을 기록했는데 1년만에 자신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로사리오는 올시즌 개막과 함께 10경기 타율이 1할7푼대에 그쳤다. 갑자기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말수가 줄어들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2군에서 절치부심, 대단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이렇다할 슬럼프도 없이 봄, 여름, 가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홈런타자들의 가장 큰 약점은 큰 스윙으로 인한 높은 삼진율이지만 로사리오는 이마저도 극복하고 있다. 선구안이 더 좋아졌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변화구는 더 이상 그를 현혹시키지 못한다. 한번 당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영리한 야구센스도 지니고 있다.
로사리오가 잘할수록 일본과 메이저리그 등 그를 원하는 경쟁자들이 늘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한화가 가진 이점도 있다. 로사리오 뿐만 아니라 로사리오의 가족, 개인 트레이너 모두 한화 구단과 대전팬들에게 매료돼 있다. 가족같은 끈끈함이 있다. 큰 몸값 차이는 뛰어넘기 힘들지만 엇비슷한 조건이라면 로사리오가 한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로사리오는 최근 "아직은 시즌중이고, 재계약 여부는 내 소관이 아니다. 에이전트가 알아서 할것"이라며 짐짓 무덤덤한 표정이다. 실력, 인화, 팀에 대한 헌신까지. 한화는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와 동거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