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수비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그렇다. 롯데가 수비율 1위다. KBO에 따르면 롯데는 12일 현재 팀 수비율 0.9844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 수비율 2위는 넥센 히어로즈로 0.9839이며, 두산이 0.9835로 3위에 올라 있다. 롯데가 전통적으로 수비가 단단한 넥센과 두산을 앞선 것이다. 이는 롯데가 포스트시즌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단기전은 투수전, 수비전이다. 실책은 숭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비 안정은 포스트시즌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롯데 수비가 이처럼 강해진 이유는 뭘까. 조원우 감독은 취임 첫 해부터 수비를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해 초 전지훈련 인터뷰서 "야구는 투수와 수비 싸움이다. 특히 수비가 불안하면 투수도 부담이 커진다. 수비 안정을 위주로 라인업을 짤 생각"이라고 했다. 타격이 월등하지 않다면 수비가 좋은 선수를 주전으로 쓰겠다는 것이었다. 롯데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내야진이 안정적으로 변모한 데는 조 감독의 이러한 방침이 작용했다. 실제 롯데의 팀 수비율은 2015년 9위에서 지난해 2위로 껑충 뛰었다.
문규현 신본기 김동한 등 다른 내야수들도 지난해와 비교해 수비 실력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 실책은 번즈가 7개, 문규현이 6개, 신본기는 9개, 김동한은 7개다. 1루수인 이대호와 최준석의 실책은 각각 7개, 1개다. 주전급 내야수들이 모두 한 자리수 실책을 기록중이다. 이는 다른 팀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날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도 롯데는 안정적인 수비를 앞세워 2대1, 한 점차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9회말 LG 선두 최재원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유격수 문규현의 수비가 롯데 수비력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