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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패 투수여도 좋다. kt와 함께 하고 싶다."
솔직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 뿐 아니라 우리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던질 때 타선이 터지지 않고 분명 엇박자가 있다. 그래도 어쩌겠나. 그게 야구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뿐이다.
-마지막 자존심인 10승 도전은 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프로 선수는 성적이 따라야 재계약 등에 있어서 유리하지 않겠나.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까 말했 듯이 투수의 승수는 혼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이런 점들을 잘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올해 너클볼이 화제였다. 하지만 김진욱 감독은 직구 구위를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오프시즌 최대한 노력해보겠다. 다만, 이제 나이(32)도 있고 직구 구속이 급격하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너클볼을 준비한 것도 있다. 보통 변화구는 직구 구위가 뒷받침 돼야 위력을 발휘하는 데 너클볼은 예외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팀 웨이크필드도 직구 구속은 140km대였다. 얼마나 좋은 너클볼을 던질 수 있느냐가 나에게는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오프시즌 더 열심히 준비해보겠다.
-지난해부터 함께 지내본 kt는 어떤 팀인가.
솔직하게 말하면 시즌을 치르며 선수들 사이에 스트레스가 없지 않다. 어린 선수들이 많고, 아직 배워야 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다만, 점점 발전하고 있는 팀이라는 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나는 팀이 발전하는 데 어떻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
-야구팬들은 다른 강팀에 소속됐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동정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만약 내가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에 있었다면 실제로 더 많은 승수를 쌓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나를 불러준 kt에서 어떤 야구를 하고 있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야구는 모르는 거다. 내가 KIA에서 뛴다고 15승, 20승 할 거라고 보장 못한다. 15승을 거두고 있다고 해도 평균자책점이 5점대일 수도 있다. 나는 7승9패지만 2점대 방어율의 현재의 성적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kt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인가.
내가 10패를 하든, 20패를 하든, 최다패 투수가 되든 나는 여기가 좋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