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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최형우는 2016 최형우 뛰어넘을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8-21 21:23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KIA 최형우가 우월 솔로홈런을 친 후 김종국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8.18.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지난해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타율 3할7푼6리(1위), 31홈런(7위), 144타점(1위), 195안타(1위)를 기록했다. 또 장타율(0.651)과 출루율(0.464)에 올랐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했다. 그는 지난해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가 9위에 그치고, 22승을 거두며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더스틴 니퍼트에 밀려 MVP를 놓쳤다. 하지만 최고 타자로 시즌을 마친 뒤 KIA와 4년간 총액 10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이런 성적은 앞으로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최형우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스포츠조선과 10대1 인터뷰를 했다. 그는 '올해도 작년처럼 할 수 있겠냐'는 김주찬의 질문에 "절대 못한다. 작년은 미친해였다. 말도 안되게 잘했다. 작년보다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을 해야하지만 솔직히 쉽지 않다"고 했다.

사실 시즌을 시작하면서 걱정도 있었다. 12년을 보낸 삼성을 떠나 새팀 KIA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 지 관심이었다. 최초로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기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시작은 좋았다. 2월 전지훈련 기간에 마치 오랫동안 뛰었던 팀인 것처럼 어려움없이 동료들과 하나가 됐다. 2년 선배 김주찬 이범호와 동기생 신종길, 2년 후배 나지완 등 동료들과 어울리며 KIA 선수가 됐다. 파란 유니폼에서 빨간 유니폼으로 바뀌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만큼 팀에 잘 융화가 됐다.

새로운 환경에서 즐겁게 야구를 해서일까. 올해도 최형우는 '미쳤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기복없는 꾸준한 타격으로 맹활약 중이다. 팀이 110경기를 소화한 21일 현재 타율 3할6푼7리(395타수 145안타), 25홈런, 10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2위, 홈런 5위, 타점 1위, 최다안타 5위, 출루율 1위(0.477) 장타율 2위(0.653)다. 도루와 득점(84점·7위)을 제외한 6개 부문에서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을 비교해보면, 올해 페이스가 더 좋다. 지난해 11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타율 3할6푼3리(397타수 144안타), 21홈런, 105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타점은 비슷하고, 홈런은 4개 더 많다.

현재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 최형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점왕 2연패가 가능하다. 타점 2위 SK 최 정(92타점), 3위 한화 윌린 로사리오(91타점)에 크게 앞서 있다.


최형우는 올해 KIA 공격력을 바꿔놓은 최고 수훈 선수다.

최형우가 4번 타자로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면서 타선이 짜임새가 잡혔다. 군에서 돌아온 안치홍과 김선빈, 이적생 이명기와 김민식, 새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이범호 김주찬 나지완 등 기존 타자들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데, 그 중심에 최형우가 있다.

이런 최형우를 KIA팬들이 가만 둘리 없다. 최형우는 올스타 최다득표 1위에 오르고, KIA에서 가장 많은 유니폼이 팔리는 인기 선수가 됐다.

수치나 순위는 지난해보다 조금 모자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개인 성적 이상의 가치는 지난해를 뛰어 넘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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