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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킬러'였던 류현진(LA 다저스)이 흔들렸다. 복병은 상대 투수와의 타석 승부였다.
물론 변수는 있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를 처음 상대했다. 또 최근 샌디에이고의 주전 야수 변화가 컸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 중 류현진이 상대해 본 선수는 윌 마이어스와 얀게르비스 솔라르테 두명 뿐이었다.
의외로 류현진을 잘 알고 있는 타자들이 더 좋은 결과를 냈다. 그동안 류현진에게 안타가 없었던(3타수 무안타) 마이어스는 5회초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전 홈런을 쏘아올렸고, 류현진에게 강했던 솔라르테(6타수 3안타 1타점)는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빼앗아내며 괴롭혔다.
류현진은 2회초 무사 1,3루에서 코리 스팬젠버그를 삼진으로, 오스틴 헤지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2사 1,3루. 투수인 샤신이 타석에 섰지만 승부는 신중했다. 3B-1S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자 변화구(체인지업)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자신에게 변화구를 던지는 것을 본 샤신은 미소를 지었고, 류현진이 곧바로 92.6마일(약 149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꽂아 넣으면서 스탠딩 삼진을 잡아냈다.
두번째 승부는 달랐다. 1-1 동점 상황이던 4회초. 1사 2,3루 실점 위기에서 류현진이 다시 샤신을 만났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로 택한 구종은 앞 타석과 마찬가지로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높았다. 샤신도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샌디에이고가 2-1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지고있는 상황에서 물러난 류현진에게는 샤신과의 승부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