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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프로야구는 '1강6중3약'으로 마감됐다.
KIA는 2위 NC에 8경기나 앞서 있다. 압도적인 차이다. 전반기에 10~50승까지 10승 단위 고지를 가장 먼저 도달했다. 50승 선착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률은 73.1%다. 단일리그로 치러진 26시즌 가운데 19시즌서 50승 선착팀이 우승했다. KIA의 팀컬러는 폭발적인 타선과 최강 선발진이다. 전반기 팀타율은 3할1푼, 선발승이 43개로 두 부문 모두 1위였다. 불안한 불펜, 약한 기동력 등 불완전한 요소를 안고 있음에도 압도적인 투타 전력을 앞세워 레이스를 주도했다.
후반기에도 강세가 예상된다. 임기영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고, 선수들의 자신감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KIA는 지난해 두산이 기록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93승)도 갈아치울 태세다. 지금의 승률(0.671)을 유지하면 96.6승을 올릴 수 있다.
SK와 4위 넥센도 전반기를 2연패로 끝내 사정이 좋은 편은 아니다. 넥센은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의 교체 여부가 변수지만, 일단 사이드암 한현희의 가세에 기대를 건다. 5위 두산은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민병헌과 양의지가 이르면 이달 말 돌아올 수 있다. 두산은 두 선수가 빠진 12경기에서 6승6패로 나름 선전했다. 둘이 돌아오면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6위 LG는 부상에서 재활중인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와 마무리 임정우 등 순위 상승 요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위권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팀은 롯데다. 6월부터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고민하던 롯데는 닉 애디튼을 퇴출하고 지난 13일 조쉬 린드블럼을 다시 불러들였다. 2015~2016년 23승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한 린드블럼의 복귀로 롯데는 후반기 로테이션에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됐다.
한화 역시 외국인 듀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가 복귀하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레이스를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최하위를 면치 못하던 삼성은 6월 이후 37경기에서 19승17패1무로 분발하며 9위로 올라서 후반기에도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kt다. 1군 참가 3번째 시즌에도 탈꼴찌가 힘들어 보인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찾아보기 힘들다. 구단 안팎에서는 올해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몸값 85만달러인 외국인 투수 돈 로치를 바꾸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팀의 구심점이 없고, 선수들의 투지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러다가는 2015년(0.364), 2016년(0.373) 승률을 밑돌 수도 있다. 전반기 승률은 3할3푼3리(28승56패)였다.
'압도적인 선두, 압도적인 꼴찌'가 존재하는 레이스에서 중위권 팀들의 전략은 간단하다. KIA전에는 탄력적으로 임하면서 kt를 상대로 집중적인 포화를 퍼붇는 방식이 주가 된다. KIA를 견제할 팀이 나타나고, kt가 분위기를 추슬러 반등할 수 있어야 더욱 흥미로운 레이스를 기대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