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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7-10 20:28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태형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7.04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와이번즈의 경기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수들이 팀의 0대3 패배를 확정짓고 관중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6.28/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1,2루 두산 민병헌이 롯데 박세웅의 투구를 맞은 후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민병헌은 국해성과 교체됐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6.25/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두산 베어스는 시즌을 앞두고 투타가 가장 안정된 팀으로 평가됐다.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한 지난해 투타 전력을 그대로 안고 시즌을 맞았다. 외부 수혈이 없었지만 전력 누수 요인도 없었다.

페넌트레이스 역대 최다승(93승1무50패)에 한국시리즈 4전승 우승, 70승을 합작한 선발진 '판타스틱 4', 팀 타율 2할9푼8리의 막강 타선까지. 지난해 '최강 두산'은 모든 걸 갖춘 눈부신 팀이었다. 덩달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태형 감독에 대한 평가도 치솟았다. 초보 감독이 첫해 우승 트로피를 올리더니,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며 연패를 이뤘으니 그럴만도 했다. 두산 구단은 지난해 시즌중에 3년 재계약으로 김 감독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신뢰가 가득 담긴 3년간 20억원, 역대 최고 대우 계약이었다.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55%를 소화한 시점. 우승 후보 '최강 두산'은 없다. 시즌 초반 중위권을 오르내릴 때만 해도, 시간이 좀 필요할 뿐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면 기운을 차려 선두권으로 도약이 가능한, 일시적인 정체로 보였다. 하지만 두산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질 했다. 빈틈을 채워 반등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이곳저곳에 난 구멍이 더 커졌다.

10일 현재 40승1무38패, 승률 5할1푼3리. 6월 초중순까지 3위를 지키며 1~2위를 위협하던 팀이 5위로 밀렸다. 두산이 주춤하는 사이 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가 치고올라갔다. 두산의 하락세와 두 팀의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다.

한때 1위 KIA 타이거즈에 4.5게임차로 따라붙었는데, 12경기로 벌어졌다. 3위 SK에 4경기, 4위 넥센에 2경기 뒤져있고, 6위 LG 트윈스에 1게임 차로 쫓기고 있다. 6월부터 30경기에서 14승16패,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를 기록해 5할 승률을 밑돌았다. 지난 10경기에서 거둔 4승 중 2승이 최약체 kt 위즈를 상대로 거뒀다.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포스트 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물론, 시즌 중반까지 몇가지 악재가 있었다. 지난 해 18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정상가동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야수 핵심 멤버 양의지, 민병헌이 사구 후유증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팀당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는 수없이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돌발 변수에 따른 대비책 마련까지 코칭스태프가 해야 할 일이다. 지난 시즌에는 전력의 100% 이상을 발휘해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이고, 올해는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2년 연속 베스트 전력을 풀가동 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런 논리라면, 지난 시즌은 코칭스태프의 역량을 넘어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김태형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7.04
선수 덕을 봤다는 얘기가 된다. 주축 선수 부상으로 고민하는 팀은 두산 말고도 많다.

당초 완전체 전력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됐던 허약할 불펜. 개선된 게 없다. 마운드 사정에 따른 결과겠지만, 투수 기용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주력 선발 자원인 유희관은 지난 5월 20일 KIA 타이거즈전(투구수 122개)과 5월 26일 kt 위즈전(투구수 128개)에 연속 9이닝을 던졌다. 그런데 두 경기에서 250개의 공을 던진 후 고전하고 있다. 5월 26일 kt전 이후 7경기 평균자책점이 7.62(2승1패)다. 불펜 가동을 최소화 하려다 더 큰 걸 잃을 수도 있다. 유희관의 이닝 소화능력이 좋다고 해도, 아무리 써도 끄떡없는 '고무팔'이 아니다. 불펜투수 김승회는 이미 41경기(3승3패6홀드·평균자책점 5.70)에 등판했다. "선수가 없다"는 말이 모든 걸 설명해 주진 못한다. 시즌 내내 뒷문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두산이다. 해묵은 숙제가 쌓여있다.

지난 2년간 김 감독은 '운이 좋은 지도자'로 통했다. 좋은 선수를 갖고 출발해 다른 팀 감독들의 부러움을 샀다. 2015년 두산은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당시 한국시리즈 상대팀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 도박에 연루된 주축 투수 3명이 빠졌다. 팀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상대팀 NC 다이노스도 정상 전력으로 보기 어려웠다. 음주운전으로 문제가 된 주력 타자 에릭 테임즈가 KBO(한국야구위원회) 징계에 따라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또 일부 선수의 승부조작 연루설이 흘러나와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집중력을 쏟아내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두산 전력이 좋았지만, 운도 따라줬다.

어려울 때 지도자의 진짜 역량이 드러난다. 이제 김 감독이 능력을 보여줘야할 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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