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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외국인 선수들은 한달 안에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다. "상대팀이 내 버릇과 플레이 패턴을 꿰고 있다." KBO리그는 분석에 있어선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큰 차이가 없다. 상대의 장단점을 연구한 뒤 약점이 있으면 줄기차게 파고든다.
오른손 우완정통파 일색인 선발진에 사이드암이라는 장점이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선 1승2패로 좋지 않다. 가장 큰 약점은 좌타자 상대다. 좌타자만 만나면 주눅든다.
4일 넥센전에서도 이정우 서건창 채태인 박 윤 임병욱 주효상 등 무려 6명의 좌타자가 자리잡은 상대 타선에 고전했다.
선수를 기용하는 입장에선 강점이 있으면 좋겠지만 대단한 강점이 없더라도 두드러지는 약점이 있으면 꺼려진다. 상대 입장에선 확실한 약점이 있는 선수는 손쉬운 먹잇감이다. 향후 김재영을 상대하는 상대팀들은 수비라인이 크게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좌타자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좌타자에 대한 약점은 좌타자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타자를 상대함에 있어서도 집중력이 다운된다. 이날 김재영의 투구수는 3회말에 이미 80개를 넘겼다. 후반기 들어 비야누에바가 선발진에 합류하면 맨먼저 불펜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사이드암 등 잠수함 투수는 일반적으로 좌타자에 다소 약하다고 말한다. 김재영이 좌타자에 더 고전하는 이유는 도망 다니는 소극적인 피칭 외에도 옆으로 휘는 변화구가 없기 때문이다.
김재영의 포크볼은 떨어지면서 좌우로 약간씩 휘는데 일정치 않다. 김재영 본인도 왼쪽으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지 잘 모른다고 말한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체인지업 같은 구종이 아쉽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