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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SK와 한화의 경기가 1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열렸다. SK 선발투수 문승원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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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투수 문승원이 선발진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SK는 올 시즌 가장 불안했던 부분이 선발진이었다. 메릴 켈리, 윤희상 외에는 검증된 카드가 없었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은 수술로 올 시즌을 접은 상황. 그러나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승원과 박종훈의 호투가 있었다. 윤희상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두 투수는 최근 꾸준한 활약을 했다. 특히 문승원은 시즌 초와 비교해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문승원이 선발로 제 몫을 해주면서, SK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문승원은 시범경기부터 일찌감치 선발 후보로 낙점을 받았다. 그러나 4월까지 1승2패 평균자책점 5.76(25이닝 16자책점)에 그쳤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던질줄 안다"면서 선발 낙점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많은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부진 속에서도 힐만 감독은 "선발로 좋은 구종들은 가지고 있고, 오래 던질 체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문승원을 칭찬했다. 그리고 문승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5월부터 보면, 8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17(45⅓이닝 21자책점)을 마크하고 있다. 시즌을 치를수록 안정적인 모습. 최근에는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점차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감독 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 역시 문승원의 능력을 높게 사고 있다. 다양한 구종에, 위력적인 구위를 갖추고 있기 때문.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브 구사율을 높이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문승원은 "그동안 안 해본 볼배합을 (이)재원이형과 해봤고, 결과가 좋아서 계속 하고 있다. 생각이 많이 변했다. 볼넷을 안주고, 무조건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변화된 볼배합에 대해선 "영업 비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어찌 됐든 문승원은 주무기 슬라이더에 커브를 적절히 섞어가며 진화하고 있다. 힐만 감독이 바라던 선발로서의 모습, 그대로다. 문승원은 커브 활용에 대해 "발전이 없다고 느껴서, 다른 걸 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커브를 던지면서, 이렇게도 하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준비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했었다. 그런데 경기에서 불안해 잘 쓰지 못했다"라고 했다. 변화점이 있었다. 문승원은 "일단 한 번 커브를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NC전에서 권희동을 상대로 커브를 2개 던졌는데 많이 빠진 볼이 됐다. 그럼에도 이후 던진 직구에 타이밍을 못 잡았다. 그 때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즉 커브를 적절한 시점에 활용하면서 효과를 본 것이다.
또한,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힐만 감독은 지난 14일(인천 한화 이글스전) 등판 이후 문승원과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강한 한화 타선을 상대로 얼마나 잘 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너가 전광판에 새긴 '0'을 봐라. 이게 너의 실력이다'라는 말을 해줬다"라고 했다. 문승원 역시 "그 얘기를 듣고, 많이 생각해주시는 걸 느낀다. 준비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그만큼 마운드에서 잘 돼서 즐겁다"라고 설명했다.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문승원이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을 갖도록 돕고 있다. 문승원은 "최상덕 코치님도 믿음을 갖게 해주셨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라고 했다.
문승원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 국내 선발 투수들 중 가장 먼저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되고 있다. 함께 선발진을 꾸리고 있는 박종훈은 "승원이형은 무조건 잘 할 것이다. 공에 힘이 있고, 좋은 구종들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 문승원은 "매 경기 6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인식을 주고 싶다"면서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선발 문승원의 성장기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대구=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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