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G 연속 출루 끝' 김태균, 기록은 다시 시작이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6-05 08:06


2017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4회초 무사 1루 한화 김태균이 자신이 친 타구가 중견수 플라이로 잡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5.18/

한화 이글스 김태균의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이 끝났다.

김태균은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 출루도 없었다. 지난해 8월 7일 대전 NC 다이노스전부터 이어져 온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이 '86'에서 끝났다.

단연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종전 KBO리그 연속 경기 출전 신기록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가 가지고 있었다. 호세는 2001년 6월 17일 마산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62경기 연속 출루를 한 뒤 공백이 있었다. KBO리그를 떠났다가 2006년 다시 돌아온 후 그해 개막전에 출루하며 63경기 연속 기록을 썼다. 호세는 공백기가 있었고, 사실상 한 시즌의 2/3정도만 연속 경기 출루를 한 것이다. 김태균은 공백기 없이 2시즌에 걸쳐 이룬 기록이라 더욱 대단하다.

무엇보다 호세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어 86경기까지 늘려놓았고, 일본프로야구(NPB)와 메이저리그(MLB)의 기록 숫자까지 넘어섰다. NPB에서는 스즈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진출 전 69경기 연속 출루를 했었고, 메이저리그는 1949년 테드 윌리엄스의 84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아직까지 누구도 깨지 못하고 있다.

사실 리그별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신기록을 어디까지 인정해야하나를 두고 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김태균의 기록 또한 대만프로야구(CPBL)의 간판스타 린즈셩이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세운 109경기 연속 출루에 달성하지 못했다. 그래서 김태균이 이치로의 69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넘어섰을 때, NPB와 KBO리그만 두고 아시아 신기록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린즈셩의 기록을 발견하고 정정이 되기도 했다. KBO리그에서는 대만프로야구의 기록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 개인으로는 부담감을 떨칠 수 있게 됐다.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연속 출루 기록이었던 만큼 부담과 압박이 없었을거라 하지 못한다. 지난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김태균의 몸에 맞는 볼로 시작된 벤치 클리어링에서도 "연속 출루 기록을 계속 세우게 됐는데 왜 화를 내느냐"는 비난 여론과 직면하기도 했었다.

세계신기록이든, 아시아신기록이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명인 김태균이 당분간 누구도 깨지 못할 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이다. 김태균이 호세의 기록을 깨기까지 11년의 세월이 필요했는데, 김태균의 기록을 깨는 타자는 앞으로 더욱 나오기 힘들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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