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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도 운명은 가혹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올해 두산 베어스의 입단한 고졸 신인 박치국과 대졸 루키 김명신의 경우에도 그렇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한달 만에 또 뒤바뀌었다. 김명신은 안타깝게도 불의의 강습타구를 맞고 부상을 당해 2일 수술까지 했다.
2군에간 박치국은 1군에 올라갈 기회만 노리며 퓨처스리그에서 호투를 펼쳤다. 총 4경기에 등판해 10이닝 5안타 1볼넷 13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물론 아직 박치국이 기회를 잘 살리진 못하고 있다. 지난 달 2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4로 뒤진 5회 보우덴을 구원 등판한 박치국은 7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주자가 나간 후 흔들리며 '신인'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채태인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김민성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주자 1,3루가 되자 흔들렸고 도망가는 피칭만 했다. 결국 이택근과 박정음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됐다. ⅔이닝 동안 1안타, 볼넷 3개를 내주고 3실점.
지난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0-5로 뒤지던 9회 무사 1루에 등판해 김동한을 삼진으로 잡고 번즈를 2루수 땅볼로 아웃시킬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지만 이대호 최준석 김문호에게 연이아 안타를 맞고 실점했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전에 앞서 원정팀 덕아웃에서 만난 박치국은 팀 '막내'답게 선배들의 생수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생수 심부름을 해도 1군에 있는 것이 낫지 않나"라는 질문에 박치국은 담담히 "그래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신인답게 패기 있는 대답. 안타를 맞더라도 마운드에 오르고 싶고 퓨처스리그에서라도 계속 던지고 싶다는 말이다. 아직 담금질을 마치지 않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 못지 않은 98년생 신인의 모습이었다. 그가 몇년 후 두산의 마운드를 지키는 주축의 모습을 보여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