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야구 정착, 조원우 감독의 소망 이뤄지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4-10 21:24


롯데 새 외인 투수 닉 애디튼이 9일 LG전서 호투하며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지난해 실패의 원인으로 안정된 선발진을 구축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한두번 언급한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올 초 전지훈련,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진 시범경기서 이 점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는 지난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제몫을 한 선발투수가 없었다. 에이스 조시 린드블럼이 30경기에서 10승13패, 평균자책점 5.28로 부진했고, 브룩스 레일리도 31경기에서 8승10패, 평균자책점 4.34를 올려 썩 만족스러운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국내 선발중에는 박세웅 정도가 로테이션을 지켰을 뿐, 4,5선발들은 면면이 자주 바뀌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 롯데 선발진이 확 달라졌다. 시즌 초 소위 '선발야구'가 정착돼 가고 있는 양상이다. 10일 현재 6승2패로 공동 2위에 오른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선발진 호투다. 조 감독은 "시즌 내내 이 정도만 해준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레일리와 박세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붙박이 선발로 활약한다. 레일리는 두 경기서 12⅓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박세웅은 지난 5일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6⅔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출발이 좋다.

올시즌 시작부터 선발진에 가세한 투수는 김원중과 박진형, 그리고 새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이다. 김원중은 조 감독이 지난해 마무리 훈련때부터 정성을 기울인 선발이다. 2경기서 11이닝 동안 1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1승을 챙겼고, 평균자책점은 0.82다. 2012년 입단한 김원중은 2015년 1군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까지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 2차례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각각 3이닝 밖에 못 던졌다. 불펜피칭서는 기대감을 갖게 해놓고, 실전에서는 볼을 남발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올해는 마인드부터 달라졌다는 평가다. 140㎞대 초중반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 구사능력도 향상됐다. 타자, 상황에 따라 볼배합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운영능력도 눈에 띈다. 조 감독은 "아무래도 경험이 적으니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한다. 투구수와 몸상태를 신경써가며 올릴 것"이라며 믿음을 나타냈다.

박진형은 지난해 5월말부터 6월, 후반기에 걸쳐 총 14번 선발등판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는 5이닝조차 제대로 던지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다. 역시 경험 부족이 원인. 하지만 올시즌에는 선발투수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해 선발 경험을 쌓은만큼 한 단계 올라설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애디튼은 대체 선수로 지난달말 팀에 합류했다. 대만 프로야구에서 한 경기를 던지고 부랴부랴 한국으로 건너와 첫 경기를 준비했다. 지난 9일 부산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러 합격점을 받았다. 5⅓이닝 동안 1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기록했다. 조 감독의 입이 딱 벌어졌다. 조 감독은 "첫 등판서 무결점 투구를 보여줬다. 제구가 잘됐고, 완급 조절도 훌륭했다. 선발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고 기뻐했다.

5인 로테이션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8경기에서 롯데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2.05로 10개팀 가운데 3위다. 다만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이닝이터가 좀더 나타나야 한다. 7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레일리 밖에 없다. 아무래도 젊은 투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이 부분을 개선시키기는 조금은 조심스럽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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