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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간 13분 단축, S존 확대의 확실한 효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4-10 10:21


kt 위즈는 올시즌 평균 경기시간이 2시간 46분으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짧다. 피어밴드가 완봉승을 거둔 9일 삼성전서 걸린 시간은 2시간 29분이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3시간 안쪽이 이상적입니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t 위즈. kt는 9일 수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호투를 앞세워 3대0의 완승을 거뒀다. 7승1패로 창단 후 두 번째로 단독 선두로 올라선 kt는 시즌 전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안정감 넘치는 마운드 운영을 통해 연일 '깔끔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현재 kt는 팀평균자책점이 1.00이다. 불펜진은 8경기에서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팀타율은 2할9리로 10개팀중 최하위다. 야구가 투수놀음이라는 걸 잘 보여준다. 투수들은 빨리 경기를 진행하고, 타자들도 필요한 점수만 내고 있는 꼴이다. kt 경기가 다른 경기보다 일찍 끝날 수 밖에 없다.

kt의 평균 경기시간은 2시간 46분(연장 포함)이다. 40경기를 치른 이날 현재 전체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12분이니 kt는 다른 팀보다 26분이나 빨리 경기를 마친 것이다. kt 다음으로 경기시간이 짧은 팀은 넥센 히어로즈로 2시간 59분이 걸렸다. 넥센의 경우 팀평균자책점 6.43, 팀타율 3할1리로 상대팀들과 연일 난타전을 주고받았음에도 '의외로' 3시간 미만에 경기를 끝냈다.

두 팀에 이어 평균 경기시간은 삼성(3시간 2분), SK 와이번스(3시간 3분), LG 트윈스(3시간 9분), 롯데 자이언츠(3시간 14분), KIA 타이거즈(3시간 15분), NC 다이노스(3시간 23분), 한화 이글스(3시간 33분), 두산 베어스(3시간 34분) 순이다.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5분이었다. 한화와 두산을 제외한 8개팀이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 경기를 일찍 마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경기시간이 단축된 결정적인 이유는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타고투저 현상의 완화다. 스트라이크 콜이 많아지니 타자들은 적극성을 띠고 투수들의 인터벌(투구간 시간)도 짧아졌다는 분석이다.

전체 투수들이 타자 한 명을 상대로 던진 투구수는 평균 3.818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24개보다 0.106개 적은 수치다. 지난해 한 시즌 타자당 평균 투구수는 3.886개였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시즌 시작부터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경기 스피드업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KBO로서는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전체 일정의 5.6% 밖에 소화하지 않은 시점이기는 하지만, 올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경기전 kt 김진욱 감독은 "우리 kt가 5G(5세대 이동통신)를 하니까 경기를 빨리빨리 해야하지 않겠나. 3시간 안쪽으로 하는게 목표다. 우리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면 된다"면서 "한 시즌을 놓고 경기시간이 긴 팀과 짧은 팀을 비교해 보면 선수들의 체력소모에서 큰 차이가 난다. 팀당 144경기지만, 어떤 팀은 150경기를 넘게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리있는 말이다.


지난해 경기시간이 가장 길었던 팀은 한화로 3시간 38분, 가장 짧은 팀은 SK로 3시간 16분이었다. 한화가 SK보다 평균 22분이 더 걸렸다. 이를 144경기로 환산하면 한화가 3168분을 더 뛴 셈인데, 이를 지난해 평균 경시간 3시간 25분(205분)으로 나누면 15.5가 나온다. 즉 한화가 SK보다 15경기 정도 더 치렀다는 뜻이 된다.

물론 경기시간의 길고 짧음이 '절대 가치'가 될 수는 없지만, 올해는 잦은 난타전으로 인한 지루함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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