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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기만 했다면, 분위기는 급상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5연패라는 최악의 결과. 스스로 발이 걸려 넘어진 SK 와이번스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SK는 지난 시즌에도 182홈런으로 팀 홈런 전체 2위였다. 1위 두산 베어스(183홈런)와 1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그만큼 거포 군단으로 이름을 떨쳤으나 솔로포가 대부분이라 득점권 빈타 고민은 꾸준히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다.
개막 초반인 현재에도 타선이 살아나지 않아 걱정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6일 KIA전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SK는 이날 모처럼 타선이 살아났다.
그리고 8회 최정의 역전 투런 홈런이 터지며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다. SK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만약 이날 경기가 이대로 끝났다면 SK의 분위기는 곧바로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KBO리그 데뷔 승리를 챙기고, 타선 중심인 최정을 비롯해 타자들의 집중력이 살아났으며, 경기 후반 역전승이라는 자체만으로 의의가 컸다. 비록 1승1패더라도 기분 좋게 광주 원정을 마무리하고 인천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SK는 스스로 발이 걸려 넘어졌다. SK는 시즌 초반 과감한 수비 시프트로 주목받고 있다. 다른 팀들도 모두 수비 시프트를 쓰지만, SK는 극단적이다. 효과를 보기도 했으나, KIA전에서는 운이 없었다. 최형우와 김주형의 타석에서 시프트와는 반대로 타구가 날아오며 KIA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김선빈이 재역전을 결승타를 친 8회말도 마찬가지. SK가 1점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더블 스토퍼'로 기용된 서진용이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1루 대주자 최원준에게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주자는 모두 득점권. SK 벤치는 흔들리는 서진용을 밀어붙였다.
다음타자는 김선빈. SK는 실점을 최소화한다는 생각으로 내야수와 외야수 전원 '전진 수비'를 펼쳤다. 그런데 김선빈의 타구는 우중간에서 중견수 김강민의 키를 살짝 넘기는 2타점 2루타가 되고 말았다. 김강민이 정상 수비를 했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평범한 타구였다. 시프트가 독이 된 장면이다.
충격의 패배를 뒤로하고 SK는 홈 인천으로 복귀했다. 이제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이 기다린다. '에이스' 켈리를 낸 2경기도 잡지 못했다. 반드시 시즌 첫 승이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