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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선수를 꾸준히 발굴해내며 강팀 반열에 오른 넥센 히어로즈가 올해는 최악의 시즌 초반을 맞고 있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조짐이 심상치 않다. 시즌 시작부터 투타에 걸쳐 밸런스를 잃었다. 이날도 선발 오주원이 4이닝 4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 등판한 마정길 박주현 등 불펜투수들도 대량실점을 했다. 타선은 더욱 심각했다. 롯데 좌완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상대로는 5안타를 뽑아 겨우 1득점했다. 5회초 허정협이 좌월 솔로홈런을 날려 1점을 뽑은 것이 전부였다. 9회초 윤석민의 투런홈런이 나왔지만, 승부가 기운 후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넥센은 팀타율 2할2푼7리, 팀홈런 1개에 그쳤다. 전날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휴식을 취했지만, 타자들의 방망이는 힘이 없어보였다. 경기전 장정석 감독은 "어제는 잘 쉬었다. 오늘은 타순을 조금 바꿨다. 김태완 이택근 허정협이 선발로 나간다"며 필승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레일리의 현란에 볼배합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수비도 불안해진다. 중견수 이정후는 5회말 롯데 손아섭의 안타를 뒤로 빠트려 3루타를 만들어줬고, 7회말에는 문규현과 이우민의 플라이를 콜플레이 미스로 놓치고 말았다. 이날 기록된 실책은 없었지만, 주지 않아도 될 점수가 실책성 수비 때문에 생겨났다.
넥센은 이번 주말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에이스 밴헤켄이 선발로 등판하는 7일 경기를 잡지 못한다면 침체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