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이대호 효과, 시범경기부터 시작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3-19 23:09


롯데 이대호가 선발 출전한 18~19일 주말 사직구장에는 이틀 연속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효과'의 조짐이 보인다.

부산 야구팬들이 사직구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6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이대호를 보기 위해서다. 이대호는 5년간의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롯데와 4년-150억원에 계약하며 부산 사나이로 돌아왔다. 지난 수년간 롯데에게 이대호 복귀는 운명이나 마찬가지였다. 롯데 말고 다른 팀으로 간다는 것은 구단과 이대호 본인 모두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를 애타게 기다리던 롯데팬들은 크나큰 볼거리가 생긴 셈이다.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719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주말 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 시범경기임에도 모처럼 야구장이 팬들로 들썩였다. 롯데 구단은 이날 포수 뒤쪽 중앙석과 1루 내야석만을 개방했는데, 경기 시작 후에도 관중이 계속해서 들어오자 중앙 상단석도 문을 열었다. 전날 LG전에는 5656명이 사직구장을 찾아 내야를 가득 메웠다. 이틀간 1만2846명이 이대호를 보기 위해 사직구장을 찾았다. 이대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날 경기서 4번-1루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대호는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롯데 팬들은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립 박수와 함께 '이대호'를 연호했다. 전날 이대호가 첫 선발출전해 2회말 2사 2루서 김대현의 129㎞짜리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포를 날리자, 사직구장은 정규시즌 경기를 보는 듯한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확실히 이대호의 영향력은 컸다.

이미 이대호는 롯데로 돌아오기로 결심을 하면서 '사직구장을 다시 팬들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이대호는 계약서에 사인을 한 직후 후배 강민호에게 문자로 연락을 해 의기투합했다. 이대호가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사직구장을 다시 노래방으로 만들어보자'고 하자 강민호는 '형, 반드시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단골 손님으로 초대받던 시절의 사직구장을 말함이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이 기간 롯데는 연속해서 관중 1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했다. 사직구장은 야구의 명소로 자리잡았으며, 롯데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해외서도 화제가 될만큼 뜨거웠다. 롯데의 부흥을 이끈 주역이 이대호였다. 롯데는 올시즌 흥행 열풍이 다시 불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시범경기서 조짐이 보이고 있다. 롯데 구단은 시즌 개막에 맞춰 이대호 유니폼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같은 흥행 효과가 이대호 혼자만의 힘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팀 성적이 좋아야 팬들이 모인다.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만일 롯데가 시즌 초부터 하위권으로 처진다면 아무리 이대호가 매일 경기에 나선다고 해도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장 이대호를 비롯한 선수단이 하나가 돼 예전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일단 이대호는 롯데가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이대호는 "팬들의 관심은 우리한테 좋은 것이다. 잘 뭉쳐서 잘 하면 팬들이 많이 찾아주실 거라고 믿는다"면서 "우리가 좋은 팀인 것은 맞다.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사직구장 중앙석과 1루 내야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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