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서운 신인' 이정후 "긴장이요? 재미있어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3-15 22:39


이정후. 사진=나유리 기자

"'바람의 아들'의 아들이니까 엄청 빠를 줄 알았는데, 깜빡 속았다니까요?" 이정후 이야기를 꺼내자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얼굴에는 싱글벙글 미소가 번졌다.

고졸 신인 이정후가 넥센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정후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명인사였다. 해태 타이거즈 전설의 유격수 이종범 현 해설위원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재능도 있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꾸준히 최대 유망주로 주목 받았고, 넥센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가을 동기 김혜성과 함께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 합류하면서 '프로의 맛'을 처음 느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선배들과 가볍게 훈련을 받았고, 앞으로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비시즌 동안 웨이트트레이닝과 식이요법으로 8㎏을 증량한 이정후는 훨씬 당당한 체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까지, 낙오 없이 훈련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정후에 대한 팀내 평가는 일치했다. 장정석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타격 소질이 대단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14일과 15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이틀 연속 안타를 쳤다. 빗맞은 타구가 아니라 쭉쭉 뻗어나가는 정타였다. 2루타도 나왔다. 한 눈에 보기에도 방망이 소질이 범상치 않다.

의외로 발은 빠르지 않다. 장정석 감독은 "이종범의 아들이기도 하고, 워낙 빨라 보이는 스타일이라 스피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주력이 매우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껄껄 웃었다.

최대 무기는 '당당함'이다. 이정후에게 '첫 시범경기 출전에 긴장되지 않았냐'고 묻자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정후는 "나는 아직 신인이다. 그러니까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는 것이 목표다. 나를 상대하는 선배님들도 나에 대해 잘 모른다. 아무것도 모를 때가 더 무섭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뛰고 싶다"며 거침없이 포부를 밝혔다.

보완할 점은 수비와 파워. 고교 때까지 주 포지션이 유격수였고, 외야는 가끔 보는 정도였다. 3루도 가능하다. 하지만 송구에 대한 트라우마가 약간 있다. 장 감독도 "오히려 먼 거리 송구를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 14일 시범경기에서 외야수로 내보냈더니 얼굴이 더 편해보이더라"고 했다.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는 스스로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이정후는 "방망이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내야보다 외야를 보면 공격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편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외야수로 종종 나갔었다. 예전부터 호수비를 했을 때 보다 방망이를 잘칠 때 기분이 좋았던 것을 보면, 수비 포지션에 대한 욕심보다 공격에 대한 의욕이 더 큰 것 같다. 수비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고등학교 때랑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수준 차이가 크다. 나는 아직 힘이 부족해 키워야한다"는 이정후는 "아직은 생각하고 플레이를 하지는 못한다. 일단 부딪혀보는데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장 1.85m에 체중 80㎏. 여전히 호리호리한 체격이다. 이정후는 "아빠를 닮아서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다. 살을 찌우기 위해 밥 위주로 하루에 4~5끼씩 꾸준히 먹었다. 앞으로 근육량을 포함해 85~9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버지 이종범 위원은 친구같은 아빠이자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결과를 들은 아빠가 '잘했고, 여기에 안주하지 말라'며 전화를 하셨다. 아빠는 늘 질책하기 보다는 '괜찮아','잘했어'라고 말해주는 친구같은 분이다.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내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활약이 이어지면 개막전 합류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정후는 "어디까지나 내게 달려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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