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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못했던 징역형.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시즌 준비는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은 지난 3일 강정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2일 서울 강남구 삼성역 사거리에서 승용차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현장을 떠났다. 사고 직후 동승자인 지인 유모씨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강정호가 운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혈중알코올농도 0.084%로 음주운전이었다. 2009년 8월과 2011년 5월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적이 있어 '삼진아웃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예상을 뒤엎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강정호의 음주운전 적발이 이번이 3번째인 데다, 그가 일으킨 추돌 사고가 자칫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고 발생 이후 검찰의 약식기소를 정식재판으로 회부했던 재판부는 "피고인의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죄가 가볍지 않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강정호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1심 재판이 마무리돼서 시즌 준비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제는 비자 발급을 걱정해야 한다.
해외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은 해당 국가의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머물 수 있다. 강정호 역시 미국대사관에 취업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지난달 검찰이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를 했을 때,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생각하고 비자 발급을 신청했었으나 정식재판으로 회부되면서 승인이 거절됐다.
강정호의 변호인도 공판 당시 최후변론에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 선고공판에서 벌금형이 아닌 판결이 내려지면 향후 비자 발급이 어떻게 될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조광국 판사도 변호인에게 시즌 준비 계획, 향후 비자 발급 일정 등을 물어보며 강정호의 현재 상황을 파악했지만, 검사의 구형보다 무거운 선고를 내렸다.
이제 강정호는 미국대사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훨씬 늦어질 수도 있다.
피츠버그 선수들은 이미 지난달 18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고, 현재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 중이다. 정규 시즌 개막까지는 한 달 남았다. 다음달 4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가 개막전이다.
강정호는 겨우내 한국에 머물면서 개인 훈련만 소화해 경기 감각은 만들지 못한 상태다. 정상적인 시즌 준비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선수단에 합류해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경기 투입 시기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미지수다. 항소하기에도 일정상 쉽지 않다. 강정호 측은 추돌사고 당시 파편이 튀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과의 합의도 속전속결로 처리하며 빠른 후속 처리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무거운 판결을 받게 되면서 비자 발급에 차질이 생겼다. 강정호의 2017시즌 출발부터 쉽지 않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