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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과 쿠바의 평가전이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경기 전 양팀 선수단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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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4개팀(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 한국) 감독이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이 1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이스라엘 제리 와인스타인, 네덜란드 뮬렌, 대만 궈타이위안, 한국 김인식 감독(왼쪽부터) 기자회견 후 함께 손을 잡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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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과 호주대표팀의 평가전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경기전 이대호와 최형우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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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기 침체와 어수선한 정국으로 인해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됐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를 유치한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적자 운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BO는 지난해 초 WBC 조직위원회에 1라운드 유치 신청서를 냈다. 경쟁 상대인 대만이 신청을 철회한 가운데, 우여곡절 끝에 1라운드 대회를 끌어왔다.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다. 2006년, 2009년, 2013년 WBC 아시아 지역 라운드는 일본, 대만이 개최했다. 1~3회 각 라운드를 모두 원정으로 치렀는데, 마침내 홈 개최가 이뤄졌다.
WBC가 정규 시즌 개막에 앞서 3월 초에 진행되다보니, 추위 때문에 대회 개최가 어려웠고, 낙후된 경기장 시설도 문제가 됐다. 지난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이 개장하면서, 이런 장애가 사라졌다. 서울라운드 개최에 따라 한국은 홈 어드밴티지를 기대할 수 있다. 첫 국내 대회이기에 대표팀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국내 팬들 앞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하고, 무조건 1라운드를 통과해야 한다"며 사명감을 얘기했다. 야구팬들의 기대도 크다.
그런데 재정적인 면에선 부담이 상당히 크다. 이번 대회 유치, 운영비는 총 50억원. 우선 KBO는 메이저리그가 주도하는 WBC 조직위원에 200만달러가 넘는 유치비를 냈다. 장기간 합숙훈련에 따른 대표팀 운영비도 만만찮다. 대표팀은 지난 2월 1일 괌 미니캠프부터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선수단 전체가 소집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흘 넘게 합동훈련을 했다. 다른 참가국보다 훈련 기간이 길었다. 소집기간에는 코치, 선수들에게 일당 30만원을 지급한다. 이전 대회 때 8만원에서 크게 오른 액수다. 또 서울라운드 참가국인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 선수단 숙박비도 KBO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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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과 호주대표팀의 평가전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호주를 상대로 8대3 승리를 확정짓고 환호하고 있다.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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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운드 개최를 통해 KBO가 낼 수 있는 수입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입장권 수입, 경기장 광고와 맞물린 후원 계약 정도다. 경기장 입장 수입 중 일부는 고척돔 관리 주체인 서울시시설관리공단에 내줘야 한다. 방송 중계권료와 경기장 광고권 중 절반은 WBC 조직위원회 몫이다.
주 수입원인 스폰서 계약이 난항을 겪었다. KBO는 대회 개막을 4일 앞둔 2일 오전 타이어뱅크와 서울라운드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여러 기업과 접촉했지만 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타이어뱅크가 맡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메인 스폰서 외에 4~5개 서브 스폰서를 물색했는데, 2일 현재 스크린야구업체 스트라이크존, 기아자동차, 게토레이 등 세 곳이 확정됐다. 금액도 예정가보다 떨어지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수입이 총 40억원 안팎에 그쳐, 약 1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KBO 관계자는 "경기가 바닥이고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보니 기업들이 마케팅, 홍보에 굉장히 소극적이다.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선뜻 나서는 데가 없다. 예상했던 것보다 시장 상황이 훨씬 안 좋다"고 했다. 대표팀 경기력과 상관없이 메이저리그 선수, 일부 주축 선수가 빠져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는 평가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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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과 쿠바의 평가전이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경기 전 양팀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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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호주와 평가전에서 3연승을 거두면서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져 입장권 예매율은 올라갔다. 6일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 외에 네덜란드, 대만전은 70% 정도라고 한다.
물론, 운영 적자가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2013년 1라운드 조별리그를 유치했던 대만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있었고, 일본은 우리와 경제규모부터 다르다. 일본은 이번에도 1~2라운드를 개최한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우리나라가 국제대회에서 여러차례 좋은 성적을 거둬 위상이 높아졌지만 국제 야구계에 기여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대회 유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국제 무대에서 합당한 대접을 받고, 발언권도 올라간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역대 WBC 1~2라운드 아시아 지역 개최지
2006년=1라운드(일본 도쿄돔)
2009년=1라운드(일본 도쿄돔)
2013년=1라운드(일본 후쿠오카돔, 대만 타이중), 2라운드(일본 도쿄돔)
2017년=1라운드(한국 고척돔, 일본 도쿄돔), 2라운드(일본 도쿄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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