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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의 입이 딱 벌어졌다.
김 감독이 지목한 아이크 데이비스(30)는 좌타 1루수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하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뉴욕 메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2할3푼9리에 81홈런을 때렸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 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12년 메츠에서 32홈런을 때린 경력이 있다. 여전히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데이비스는 지난 1월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에 한국으로 넘어와 이스라엘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스라엘 뿐만이 아니다. 네덜란드에도 전현직 메이저리그 거포들이 많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조나단 스쿠프를 비롯해 안드렐톤 시몬스, 잰더 보가츠 등이 버티고 있다. 김 감독은 전날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의 시범경기를 TV로 시청했다. 채널을 돌렸는데 마침 스쿠프가 홈런을 치는 장면이 나왔다고 한다. 스쿠프는 이날 양키스전에서 3회말 에반 럿키의 몸쪽 공을 때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김 감독은 "TV를 켰는데 그 선수가 홈런치는 장면이 나왔다. 몸쪽으로 직구가 들어오니까 그냥 방망이를 돌리더니 까마득하게 날아가더라고"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볼카운트 싸움에서 상대가 직구를 노리는 타이밍에서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원볼이나 투볼에서 직구를 그냥 던지면 얻어맞는다. 공을 낮게 떨어뜨릴 줄 알아야 한다. 좌우로 변화구를 던져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카운트를 몰고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전날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이대은의 투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어제 대은이가 홈런을 맞은 것도 직구였다. 본인은 세게 던졌다고 던졌겠지만, 밋밋하게 들어오니까 그냥 넘어갔다"고 했다. 이대은은 전날 8회초 9번 타자 데산미겔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김 감독은 "어제 스쿠프도 홈런을 친 다음 타석에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당하더라. 우리 투수들이 그런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