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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14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WBC 공인구. 왼쪽은 실제 시합에서 사용하기 위해 진흙을 바른 공. 오키나와=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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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운 공인구, 클러치 실책을 주의하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지만, 또 하나 풀어야 하는 숙제가 바로 공인구 적응이다.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대회다. 따라서 대회 공인구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사용되는 미국 롤링스사 제품이다. 각 나라 야구공마다 크기, 실밥 등이 달라 적응에 애를 먹을 수 있다. 국내 공인구와 비교해 크기는 크지만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대회 공인구의 가장 큰 특징은 미끄럽다는 점이다. 예민한 선수들이 아닌, 일반인이 만져봐도 단번에 "미끄럽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야구로는 선진 시스템이지만, 공 품질은 우리보다 한 수 아래다. 공에 사용하는 가죽의 등급 자체가 다르다. 국내 공인구가 훨씬 좋은 가죽을 쓴다"고 설명했다. 미끄럼 방지를 위한 롤링스사 전용 진흙을 공에 바를 수는 있다.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진흙을 발라놓더라도 국내 공인구에 비해 공이 미끄럽다. 진흙이 고루 묻혀지지 않아도 골치 아프다.
민감한 투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손에 익지 않은 공은 채는 느낌이 다르다. 구위 차이가 난다. 때문에 이번 공인구 걱정은 투수쪽에 쏠려있었다. 특히,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대은(경찰)과 임창용(KIA 타이거즈)처럼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대회 공인구가 많이 낯설다.
그러나 정작 투수들은 큰 불편함이 없다는 반응이다. KBO가 일찌감치 WBC 참가 투수들에게 공인구를 나눠줘 적응을 도왔다.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14일 불펜피칭 후 "체인지업을 던질 때 약간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크게 방해받는 정도는 아니다. 적응을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변화구 달인' 우규민(삼성 라이온즈)도 "오히려 공 움직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미끄러운 건 적응하기 나름"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비슷한 반응이다. 투수는 1구, 1구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 미끄러운 문제도 신경만 쓴다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는 방해 요소다.
그런데 사고는 다른 곳에서 터질 수 있다. 수비에서다. 대표팀 유격수이자 주장 김재호(두산 베어스)는 "공이 많이 미끄럽다. 손에서 잘 빠진다. 송구할 때 급하게 하면 절대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투수의 폭투도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소지만, 중요한 순간 야수들의 클러치 실책은 더욱 치명타다. 그동안 야구 경기를 통해 수없이 이를 확인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는 야수들의 긴장도가 더욱 높아진다. 안그래도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가운데 송구 과정에서 집중력을 잃으면 미끄러운 공 탓에 큰 실책이 나올 수 있다. 앞으로의 훈련, 연습 경기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요소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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