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몸값 대표팀 선수들, 일당 30만원 받고 뛴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2-09 23:03


◇2013년 제3회 WBC에 참가했던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  스포츠조선DB

100억원이 넘는 몸값을 받는 특급 선수들. 그들이 소속팀이 아닌 나라를 위해 뛴다면 어떤 대우를 받게 될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12일부터 2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대표팀은 11일 서울에서 소집해 12일 오키나와로 출발한다. 이후 귀국해 고척 스카이돔 적응 훈련과 연습 경기를 소화하고 WBC 예선 1라운드에 돌입한다.

28인 최종 엔트리에 든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보배와 같은 자원들이다. 새 시즌을 위해 몸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에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체가 희생 정신 없이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희생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다면 대표팀 선수들은 소집기간에 어떤 대우를 받을까.

먼저 대표팀에 소집되면 공식 수당이 있다. 공식 소집일인 11일부터 대회 종료 해산일까지 일당으로 계산돼 지급된다. 일당은 하루 30만원이다. 만약, 한국대표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결승 라운드까지 진출한다면, 내달 22일 정도까지 대표팀 소속이다. 한달 넘는 시간이기에 1000만원이 넘는 수당이 돌아간다.

원래 이전 대표팀 선수 일당은 8만원이었다. 아예 수당을 안줄 수는 없어 지급하는, 형식적인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 금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번 대회부터 대폭 인상됐다. 돈 말고도, 국제대회에 나가면 일정 성적 이상이 나야 대표팀 활동 기간을 FA(자유계약선수) 산정 일수로 인정해줬는데, 이번 대회부터는 참가만 해도 그 기간이 FA 일수에 포함된다.

다만, 김인식 감독은 일당 형식이 아니다. 정식 급여가 있다. 구본능 KBO 총재와 김 감독 사이에서 급여 액수가 정해졌다. 감독이 아닌 코치들은 선수들과 똑같은 일당 30만원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상금이다. 아직 이번 대회의 정확한 상금 규모가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대회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게 KBO 관계자의 전망이다. 지난 대회 때 참가국들은 참가비 명목으로 30만달러(약 3억4400만원)를 받았다. 1라운드를 통과하면 30만달러가 더해진다. 또 결승 라운드에 진출하며 상금 액수가 몇 배로 커진다. WBC는 대회 규정상, 상금 중 절반은 해당 국가 야구연맹이 가져간다. 나머지 절반이 선수단에 돌아간다. 지난 2013년 예선 1라운드 탈락 때도 이 규정에 따라 30만달러의 절반인 15만달러를 선수들이 나눠 받았다. 30여명의 선수단이 나누면 수백만원에 그쳤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2회 대회 때는 1인당 수천만원씩 보너스가 돌아갔다.


장비와 숙식은 최고 수준이다. 그동안 대표팀은 공식 후원사인 나이키 유니폼과 장비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마제스틱 유니폼을 입는다. 마제스틱이 WBC 대회 전체 공식 유니폼 스폰서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이 다른 브랜드를 고집해왔는데, 이제 일본만 자국 브랜드인 미즈노 유니폼을 입는다. 마제스틱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으면 부과금을 내야 한다.

KBO는 11일 공식 소집 때 유니폼을 지급한다. 유니폼 외 장비는 기존 나이키 제품을 협찬받아 사용한다. KBO는 "협찬품 뿐 아니라 선수들이 원하는 장비가 있으면 KBO가 따로 구입해 지급한다"고 밝혔다.

오키나와 캠프 소집 전에 총 12명의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지난달 31일부터 괌 특별 훈련조로 편성돼 구슬땀을 흘렸다. 대표팀 차출을 걱정하는 선수 소속 구단 코칭스태프의 요청에 따라 급하게 꾸려진 미니 캠프였다. 이에 선수들은 따뜻한 괌에서 순조롭게 몸을 만들 수 있었다.

KBO 관계자는 "선수들이 사명감을 갖고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고연봉 선수 입장에선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KBO도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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