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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최고 방망이 대결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5)와 KIA 타이거즈 최형우(34)다. 둘은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KBO리그 최상급 타자다. 타격 각 부문 중 타율과 홈런, 타점을 석권하면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영예가 주어진다. 이목을 끄는 3대 타격 타이틀이다. 타격왕은 몰라도 홈런-타점은 이대호와 최형우가 양분할 가능성이 높다.
홈런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NC 다이노스에서 뛰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마저 빅리그 밀워키 브루어스로 갔다. 지난해는 테임즈와 SK 와이번스 최정이 40홈런으로 공동 홈런왕을 차지했다. 40홈런 이상이 유력했던 박병호, 야마이코 나바로(2015년 48홈런), 테임즈가 사라지자 홈런 인플레 현상도 조정국면이다.
이대호는 다시 한번 홈런 레이스를 달굴 강력한 후보다. 2010년 44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KBO리그 시절인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시즌 동안 2008년(18홈런)을 제외하고 7시즌 동안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투수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구장이 더 큰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2012년과 2013년(이상 오릭스) 각각 24홈런, 2014년 소프트뱅크로 옮긴 뒤 19홈런, 2015년 31홈런을 때려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도 317타석에서 14홈런을 터뜨려 파워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최형우는 홈런타자이면서도 정확하다. 프로통산 타율이 3할1푼4리에 이른다. 외야를 꿰뚫는 큼지막한 2루타도 많고, 안타 역시 지난해 195개(역대 3위)나 때려냈다. 개인통산 한시즌 최다홈런은 2015년 33개다. 규모가 작은 대구시민구장과 대구 신구장(삼성라이온즈파크)을 홈으로 사용했지만 40홈런을 넘긴 적이 없다. 홈런왕은 2011년(30개) 한 차례가 전부다.
KIA 구단 역시 최형우의 타점에 주목하고 있다. KIA는 올시즌 리드오프감으로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여기에 김주찬 이범호 나지완 안치홍 김선빈까지 빈틈없는 타선을 자랑한다. 최강 두산에 필적할만한 타선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누상의 주자들을 쓸어담는 빗자루 역할은 최형우의 몫이다. 지난해 144타점으로 2011년(118타점) 이후 5년만에 타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최형우다.
5번과 6번에 자리잡을 이범호와 나지완의 중량감도 대단하다. 상대투수 입장에선 최형우를 건너 뛰기도 힘들다. 훌륭한 테이블 세터에 확실한 5번과 6번. 4번타자 최형우의 타점이 쌓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