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이승엽(41)과 이대호(35)가 2003년 이후 14년 만에 한 무대에 선다. 2003년 시즌 종료 후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면서 각기 다른 길을 걸었는데, 10년이 넘는 세월이 힘을 발휘했다. 이승엽이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감하고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한 2012년,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로 이적했다. 이대호가 24일 롯데 자이언츠와 4년-150억원에 계약하면서, 은퇴를 앞둔 이승엽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최고 성적에는 이에 합당한 명예와 부가 따른다. 선수 가치를 대변하는 주요 지표가 몸값, 연봉. 그렇다면 한시대를 대표했던 두 선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돈을 벌었을까.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 투수 유망주였던 두 선수 모두 프로에 첫발을 디뎠을 때, 지금 같은 대성공을 생각했을까. 이승엽은 계약금 1억3200만원-연봉 2000만원, 이대호는 계약금 2억1000만원-연봉 2000만원으로 시작했다.
두 선수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총액에서 해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 마린스, 요미우리, 오릭스 소속으로 8년간 38억6000만엔, 386억원을 벌었다. 2007년 요미우리와 4년간 30억엔(약 300억원)에 계약했는데, 전체 수입의 65%를 차지한다. 이승엽은 2012년 삼성에 복귀하면서 계약금 3억원, 연봉 8억원, 총액 11억원에 사인했다. 일본에서 돌아와 올해까지 6년간 56억원을 받았다.
이대호도 해외리그에서 빛났다. 오릭스와 소프트뱅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5년간 247억5000만원을 받았다. 오릭스 시절 2년간 7억6000만엔(약 76억원), 소프트뱅크에서 2년간 12억5000만엔(약 125억원)을 수령했고, 시애틀과 옵션을 포함해 400만달러(약 46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어디까지나 공식 발표 금액, 추정 액수다. 롯데와 4년간 총액 150억원에 계약했으니, 연간 37억5000만원이다. 올시즌 kt 위즈 선수단 전체 연봉 20억1200만원(FA, 외국인 선수 제외)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이승엽 연봉 추이
1995~2003년=삼성=20억9200만원
2014~2005년=지바 롯데=5억엔(50억원)
2006년=요미우리=2억1000만엔(21억원)
2007~2010년=요미우리=30억엔(300억원)
2011년=오릭스=1억5000만엔(15억원)
2012~2017년=56억원
계=23시즌 462억9200만원
◇이대호 연봉 추이
2001∼2011년=롯데=25억7900만원
2012∼2013년=오릭스=7억6000만엔(76억원)
2014∼2015년=소프트뱅크=12억5000만엔(125억원)
2016년=시애틀=400만달러(46억5000만원)
2017∼2020년=롯데=150억원
계=20시즌 423억2900만원
※계약금-일부 옵션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