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영입 꿈이룬 롯데, 물음표 많은 마운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1-24 17:43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를 영입해 공격 전력은 극대화시켰지만, 마운드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많이 붙는다. 선발과 불펜에 걸쳐 확실한 리더가 없다는 게 약점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탄환은 장전됐다. 문제는 방어다.

롯데 자이언츠는 애타게 기다리던 '거포' 이대호를 품에 안으면서 정상급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KBO리그,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던 이대호는 4년 150억원의 특급 대우를 받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롯데는 이대호를 역대 최고 몸값으로 데려온 만큼 성적과 흥행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롯데는 손아섭-이대호-최준석-강민호으로 이어지는 스타급 중심타선을 앞세우면 2012년 이후 5년만에 관중 100만명 이상을 동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흥행은 그렇다치고, 성적에서 롯데는 포스트시즌 전력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갈 길이 멀다. 스프링캠프에서 안정된 마운드를 구축하느냐가 가장 어려운 물음이자 최대 과제다. 이대호 가세로 풀릴 수는 없는 문제다. 이번 오프시즌서 롯데는 마운드를 전혀 보강하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으로 138억을 쓴만큼 이번 투수 시장에는 관심을 전혀 두지 않았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황재균 재계약, 이대호 영입에만 신경을 썼다.

오히려 마운드는 전력이 축소된 느낌이다. 주축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던 홍성민이 경찰청 야구단에 입대했고, 이성민은 승부 조작 혐의로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 올해도 에이스 역할을 맡기려 했던 조쉬 린드블럼은 개인 사정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선발 마운드가 탄탄한 것도 아니고, 노쇠화된 불펜진 역시 신뢰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롯데는 유망주 선발들의 성장, 불펜에서는 손승락 윤길현 등 베테랑들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타선은 이대호가 없는 것으로 해서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이제 한시름 덜었다. 다만 오승택이 3루에서 자리를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마운드는 홍성민이 빠지고 이성민도 없고, 걱정이 크다. 젊은 친구들이 잘 해줘야 하는데 이번 캠프에서 중점적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나도 그렇고 (투수코치)김원형 코치가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밝혔다.

선발진 구축이 가장 큰 걱정이다.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등 젊은 투수들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준비를 이번 캠프에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일단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새로 영입한 파커 마켈은 확정됐다. 박세웅이 3선발을 사실상 맡아야 하지만, 조 감독은 경쟁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조 감독은 "세웅이를 비롯해 박진형, 박시영, 김원중에 송승준 노경은도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물음표가 달린 투수들이 많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거의 없는 마켈은 새 리그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냐가 관건이다. 힘은 넘치지만 경험이 적은 젊은 투수들 역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부상 위험이 높은 투수들도 수두룩하다. 선발진 맏형인 송승준도 부활해야 한다. 지난해 가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송승준은 이번 전지훈련 캠프에 포함됐다. 따뜻한 곳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라는 주문이다.

조 감독은 "승준이는 처음엔 대만(2군 캠프)을 보내려고 했는데 팔상태가 좋아져서 포함시켰다. 지금 50m 정도 토스를 하고 있다. 어차피 따뜻한데서 재활 위주로 하는 거니까 몸을 만드는게 급선무"라면서 "4월에 쓸 이유는 없고, 페이스에 맞춰 올라왔으면 한다. 승준이가 해주면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복귀 시점은 5월이다.

이대호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뛴 2011년 WAR(대체선수대비승수) 6.89를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평균적으로 7승 정도 팀에 보탬이 됐다는 뜻인데, 지난해 롯데는 66승을 올렸으니 산술적으로는 올시즌 73승이 가능하다. 물론 이 대목에서도 마운드가 받쳐줘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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