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은 고심 끝에 뜻을 굽히지 않기로 했다. 한 마디로 '오승환 도박'이다. 과연 김 감독의 선택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28일 엔트리에 최종 선발됐다. 김 감독은 11일 대표팀 첫 공식 일정인 예비소집에서 긴급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최종 엔트리 변경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의 핵심은 논란의 대상이었던 오승환 선발 확정. 대표팀 엔트리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SK 와이번스)이 비운 한 자리가 남아있었다. 김 감독은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 양현종까지 빠지게 된다고 하면 선발 요원을 더 보충해야 해 불펜 보강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양현종이 괜찮다는 결론이 나와 선발 대신 마무리를 뽑기로 했다. 그래서 오승환을 선택했다"고 선발의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줄기차게 오승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론의 벽에 부딪혔다. 해외 원정 불법 도박 이후 KBO리그 복귀 시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아직 소화하지 않은 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게 맞느냐는 성토가 이어졌다. 그러나 법, 규칙상으로는 뽑아도 문제가 없었다. 오승환은 현재 KBO리그 선수가 아니기에, 국가대표 경기와 별개로 추후 국내 복귀 시 징계를 소화하면 된다. 결국 김 감독은 여론의 반대를 감수하고, 전력 강화를 위한 냉정한 선택을 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들어오면, 선발이 조금 약하더라도 중간 불펜 투수 기용이 수월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김 감독의 오승환 선발은 일종의 도박이나 다름 없다. 오승환 가세로 대회 성적이 좋다면 비난 여론이 잠재워질 수 있지만, 만약 좋지 않은 성적으로 대회가 마무리 된다면 비난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온전히 김 감독이 지고 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선발 결정까지의 과정에 대해 묻자 "사실 좋지 않은 일에 연루됐었다. 많은 고심을 한 게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오승환이 미국에 떠나기 전, 나와 처음으로 통화를 했었다. 선발되면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더라. 자신이 열심히 공을 던져 그게 조금이라도 용서가 될 수 있다면 무조건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떠났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오승환은 이미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에도 WBC 대표팀 선발 시 무조건 나가 던지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지난 6일 미국에 출국했다. 현역 메이저리거들은 대표팀에 선발되더라도 소속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다 대회 개막에 임박해 팀에 합류하도록 돼있다.
오승환은 이번 대회 50인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대회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 내달 7일(한국시각) 최종 엔트리 제출 시 이름을 올리면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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