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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목표의 마지막은 정신이다."
여기까지는 여느 신년사와 다를 게 없다. 잠시 뜸을 들인 후 이어진 얘기가 진짜였다. 선수들이 긴장하고 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양 감독은 작심한 듯 "여러분이 조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말씀을 드린다. 지난해 시작된 우리팀 리빌딩 작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그런데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하는 게 리빌딩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이에 상관 없이 선수들의 정신이 어떻게 돼 있느냐를 보겠다. 팀을 위해 어떤 야구를 할 것인지, 야구장에서 동료들을 위해 내 자신을 어떻게 헌실할 것인지 등 기본적 스포츠맨십이 중요하다. 이런 마음이 선수단 전체에 완전하게 물들 때 비로소 우리팀 리빌딩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게 내 리빌딩의 마지막 목표"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나이가 젊다고 정신이 젊은 게 아니다. 여러분이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바탕은 정신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야구장에서 공 하나, 타석 하나 모두 소중히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마음을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LG는 빛이 하나도 없는 터널, 암흑기를 지나고 있었다. 지금은 터널 끝에 들어오는 빛을 보는 시기다. 이제 터널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팀이 한 번 미끄러지면 침체기가 오래 간다. 그래서 올시즌이 LG 미래에 있어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책임감이 느껴지는 새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양 감독은 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기 야구를 하게 하겠다. 그러려면 내가 많이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올해는 남 신경 쓰지 말고 자기 할 것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단 하루라도 깨끗한 흰 유니폼으로 덕아웃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허슬 플레이를 강조한 것이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