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한화 정근우 "덕아웃 분위기 엉망? 터무니 없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2-29 01:42


◇한화 정근우가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릴 2016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2.13.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정근우.

한화 이글스 주장 정근우(34)에게 2016년은 '롤러코스터'같은 한해였다. 개막 이후 한달 넘게 꼴찌로 추락한 최악 팀상황, 김성근 감독의 허리 수술, 6월부터 반등해 이끌어낸 홈팬 함성, 가을야구 실패. 개인적으론 생애 최고 성적, 무릎수술, 골든글러브 수상 실패까지.

정근우는 올시즌 타율 3할1푼 178안타-121득점-18홈런-88타점-22도루를 기록했다. 최다안타-득점-홈런-타점은 프로 12년을 통틀어 개인 최고였다. 11년 연속 20도루는 KBO리그 최초다.

지난달 받은 무릎수술은 잘됐고, 경과도 좋다. 재활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WBC는 최대한 노력해 힘을 보태고 싶다.

정근우는 28일 "올해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우린 가을야구에 실패(7위)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해이기도 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나 스스로에게 골든글러브를 줬다"고 했다.

주장 정근우는 자신의 몫 뿐만 아니라 팀동료들까지 챙겨야 했다.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김성근 감독의 지도스타일을 놓고 혹사논란, 보직파괴 논란이 일었다. 한화는 2년 연속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선 팀이다. 추측, 억측도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에 불신이 있고, 이로 인해 덕아웃 분위기가 엉망이라는 수문이다.

정근우는 이 질문에 어이없다며 웃었다. 정근우는 "우린 프로야구 선수다. 덕아웃에 들어오면 이겨야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덕아웃 분위기는 괜찮다"고 말했다.

-무릎 수술 경과는 어떤가.

지난달 22일 일본 고베에서 왼무릎 연골 수술을 했다. 회복이 빠르다. 통증은 없고, 걷고 가볍게 뛰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어제(27일)는 잔디 위에서도 뛰었다. 대각선(사이드스탭)으로 잠깐씩 달려도 아무 무리가 없었다. 느낌이 참 좋다.


-겨울 동안 개인훈련 일정은 있나.

기초재활을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기본적인 재활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에는 사이판이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볼까 한다. 팀동료들이 많이 나가 있어 합동훈련을 하면 성과도 좋고, 지겹지도 않을 것 같다.

-올 한해를 평가한다면.

아쉽다. 많이 아쉽다. 꼭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한해를 보냈다. 무릎이 아팠지만 참고 뛰기도 했다. 홈런 타점 득점 등 많은 부분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2루수 골든글러브는 넥센 서건창이 받았다.

욕심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어쩔 수 없다. (서)건창이에게 축하를 보낸다. 대신 스스로에게 골든글러브를 줬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팀성적 때문에 속상했지만 내겐 특별한 해였다.

-김성근 감독의 완고한 지도 스타일 때문에 시즌중 덕아웃 분위기가 엉망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서로간에 배척이란 있을 수 없다. 덕아웃에 들어오면 선수라면 누구나 야구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외부에서 비춰지는 것과 실제 모습은 큰 차이가 있다. 사실과 다른 것이 너무 많다. 진실이 뭔지 거짓이 뭔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보여지는 그림보다 덕아웃 분위기는 진짜 괜찮다는 것이다. 성적이 나쁘면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아니다.

-WBC출전 의지가 강하다. 팬들은 부상부위 걱정도 많다.

무리해서 출전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다. 프로라면 출전은 당연하다. 대표팀은 특별한 무대다. 매번 대표팀에서 뛰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지 않았더니 기분이 이상했다. 속상했다. WBC는 큰 대회다. 꼭 나가고 싶다. 회복과 재활을 하는데까지 하다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노력도 하지 않고 미리 출전을 포기하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팀에 보탬이 안된다고 생각되면 스스로 그만둘 것이다.

-내년이면 두번째 FA가 된다.

세월 빠르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3년전 이맘때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두가지 목표가 있었다. 하나는 팀 우승, 또 하나는 두번째 FA였다. 두번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번째 FA도 하고싶다. 후배들은 내 욕심이 과하다며 실컷 욕하겠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매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은 어떤 해였으면 좋겠나.

매번 연말 연초에는 팀 얘기를 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팀이다. 한화팬들이 원하시는 가을야구 꼭 보여 드려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의무다. 두 번째 개인목표는 20도루를 또 하고싶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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