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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에서 또 한 명의 거포가 빠져 나갔다.
최 정과 함께 거론되는 홈런 타자로 KIA 타이거즈 최형우, 두산 베어스 김재환, SK 정의윤이 꼽힌다. 그러나 전체적인 무게감과 폭발력은 테임즈나 앞선 홈런왕 박병호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최형우는 올해 31홈런을 포함해 3년 연속 30홈런을 날렸다. 최고 기록은 2015년의 33개. 2011년에는 30홈런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FA 계약을 통해 KIA로 옮긴 최형우가 삼성 시절 이상의 장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40홈런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김재환은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올해 37홈런을 터뜨렸다. 2008년 입단해 벤치 멤버를 전전하다 올해 비로소 주전자리를 잡고 두산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30개 이상의 홈런을 날릴 것으로 평가된다. 타자로는 절정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20대 후반에 접어들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홈런 경쟁은 결국 외국인 타자들과의 싸움이다. 폭발적인 장타력을 지닌 외국인 선수가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경쟁 양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현재 계약을 마친 외국인 타자는 8명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를 제외한 8개팀이 재계약 또는 신규 영입을 완료했다. 올해 127경기에서 33홈런을 때린 한화 윌린 로사리오가 대표적인 홈런타자다. 국내 적응을 마쳤기 때문에 내년에는 시즌 초부터 홈런포를 몰아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재계약에 성공한 두산 닉 에반스와 LG 루이스 히메네스, 넥센 히어로즈 대니 돈은 소속팀 중심타자로 기대를 받아도 홈런왕 경쟁을 펼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은 뚜껑을 열어봐야 실력을 알 수 있는 법. NC 재비어 스크럭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이 1개이고, 올해 트리플A에서 21홈런을 쳤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3년 더블A에서 기록한 29개다. KIA 로저 버나디나는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28홈런을 쳤고, 마이너리그에서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때린 15개가 최고 기록이다. kt 위즈 조니 모넬은 올해 트리플A에서 19홈런을 날렸다. SK 대니 워스는 홈런보다는 수비와 중거리 타격이 돋보이는 타자다.
최근 3년간 홈런 순위 톱10의 평균 기록은 2014년 32.09개, 2015년 35.18개, 올해 32.18개다. 30홈런 이상 타자는 각각 7명, 6명, 7명이었다. 내년에는 이 수치가 줄어들 수도 있다. 박병호에 이어 테임즈도 이탈한 KBO리그 홈런 경쟁을 내년에는 누가 주도할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