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화마운드, 배영수-송은범이 밑그림 그려야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2-27 01:20


한화 송은범. 올시즌 6년만에 100이닝을 돌파하며 재기 가능성을 살짝 보였다.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한 배영수. 내년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내년 한화 이글스 마운드 전망은 아직 회색빛이다. 환해질 지, 어두워질 지 알 수 없다. 2명의 외국인투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부상선수, 수술선수, 재활선수는 많다. 모든 'IF, 가정'이 긍정신호를 보낸다면 대단한 시즌이겠지만 이는 다름팀도 마찬가지. 기대감을 가졌던 선수들이 하나 둘 주저앉으면 나락으로 떨어질 각오를 해야한다.

키를 쥐고 있는 투수는 베테랑 배영수(35)와 송은범(32)이다. 둘이 선발 축을 하나씩 맡아준다면 상위권 도약은 70%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둘중 한명이라도 제대로 던져준다면 희망은 커진다. 둘은 2017년을 벼르고 있다.

배영수는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뒤 13개월이 흘렀다. 지난 10월부터 건강하게 실전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송은범은 올시즌 최근 6년간 가장 많은 이닝(122)을 던졌다. 많이 던져서 걱정이 아니라 많이 던질 수 있어 그나마 안심이었다.

배영수는 한때 삼성의 에이스로 불렸던 대투수다. 통산 128승을 거뒀다. 2014년말 한화와 3년간 21억5000만원에 FA계약을 했다. 2015년 4승11패, 평균자책점 7.04로 부진한 뒤 올해는 통째로 쉬었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거치면서 불펜에서 2000개가 넘는 볼을 뿌렸다. 좋은 감을 느끼면 이를 잃어버리지 않으려 신인처럼 발버둥쳤다. 최고구속은 140km대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5월 복귀를 서두르다 오히려 통증이 재발됐다. 실수가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몸을 단련했다. 계형철 코치는 배영수 전담이다.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꼼꼼하게 몸상태와 재활과정을 돕고 있다. 김성근 감독과 한화 구단이 배영수에게 거는 기대를 알 수 있다.

배영수는 내년 1월 4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돗토리에 개인훈련을 한다. 돗토리는 야구선수들의 재활과 유연성 강화 프로그램이 잘 돼 있는 곳이다. 이후에는 일찌감치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스프링캠프에 앞서 몸을 단련할 참이다.

김성근 감독은 "수술 뒤 갑자기 좋아지기 쉽지 않다. 본인은 마음이 급하겠지만 더욱 더 여유를 가지라고 했다. 좋은 밸런스로 가을을 보냈다.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할 줄 아는 투수다. 건강하게 마운드에 선다면 제 몫은 능히 할 선수"라고 말했다.

송은범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평균자책점이 7점대였다. 올해는 2승11패 평균자책점 6.42. 이름값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이지만 9월부터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였다. 마무리캠프는 자원했다. 불펜피칭을 하며 김성근 감독한테 야단도 많이 맞았지만 워낙 넉살이 좋아 노감독과 '밀당'도 가능하다.


김성근 감독은 "볼을 채는 포인트가 가끔씩 들쭉날쭉하는 것이 문제다. 좋았을 때의 감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미야자키에서 좋아진 부분이 꽤 있었다. 이제 송은범도 올라올 때도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부활하면 5월 전후로 컴백할 안영명, 기존 이태양(선발 후보) 윤규진 장민재(이상 선발과 필승조 모두 가능) 등 마운드 옵션이 풍부해진다. 한화팬들에겐 고통스런 스토브리그 '희망 고문'이 될 수 있지만 이번에는 희망이 손에 잡힐 듯 가깝기만 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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