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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은 팀이었다. 최형우를 역대 FA 최고액인 4년간 100억원의 초특급 계약을 했고, 에이스 양현종을 1년 계약으로 잡았다. 170만달러에 재계약한 헥터와 함께할 왼손 외국인 투수 팻 딘을 90만달러, 외야수 버나디나를 85만달러에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구성도 일찌감치 끝냈다. 좌타자인 최형우와 버나디나를 데려와 팀내 우타자일색의 중심타선에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게됐다.
KIA의 약점으론 여전히 마운드가 꼽힌다. 양현종이 다시 가세하게 된 선발진은 그나마 기대를 갖게한다. 윤석민이 어깨 수술로 인해 초반엔 뛸 수 없게됐지만 헥터와 양현종의 원투펀치와 팻 딘과 다시 선발로 돌아올 김진우까지 4선발 체제는 다른 팀과 비교해도 상위권에 속하는 조합이다. 불펜진이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징계에서 풀린 임창용이 후반기 마무리로 버텨주면서 KIA가 5위로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임창용은 올해 3승3패 15세이브를 올렸는데 블론세이브가 6개나 됐다. 올시즌 풀타임으로 뛸 때 체력 저하 없이 잘 막아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선발이 잘 막은 경기를 불펜진이 날린다면 이보다 더 아픈 것은 없다. 뒷문이 불안하게 되면 선발도 더 잘던져야한다는 압박감 속에 던질 수밖에 없고, 야수들도 점수를 많이 뽑아야한다는 부담을 갖게된다.
반대로 타격의 힘으로 마운드를 안정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타자들이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뽑아주면 선발이 그만큼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불펜진이 던질 이닝이 적어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점수를 줘도되는 상황에서 던지면서 자신감을 찾게 되면 이후 긴박한 상황에서도 좋은 피칭을 기대할 수 있다.
올시즌 두산이 그랬다. 선발과 타선이 워낙 좋다보니 불펜 투수의 부담이 적어졌다. 셋업맨 정재훈과 마무리 이현승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KIA도 충분히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타선을 보유했다. 타선의 폭발과 선발진의 안정감, 불펜의 성장이 이뤄진다면 내년시즌 점프가 가능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