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변화바람, 내년엔 벌떼 마운드도 사라질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2-25 09:21


◇한화 권 혁. 지난 2년간 필승조 멤버였다. 송창식과 함께 한화 마운드 최고 단골이었다. 내년은 팔꿈치 수술 여파로 경기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는 '벌떼 마운드 전략'이다. 2017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에스밀 로저스가 대체 외국인투수로 온 뒤 완봉승과 완투승을 척척 해낼 때 "오랜만에 편안하게 지켜봤다. 선발 야구 싫어할 감독이 어디있나"라고 했다.

선발 야구를 하고 싶지만 6이닝을 버텨줄만한 투수가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벌떼 마운드는 시작됐다. 벌떼 마운드는 필연적으로 필승조의 피로도를 누적시킨다. 이 때문에 권 혁 송창식 박정진 등의 혹사논란이 불거졌다.

내년에는 많은 것이 바뀐다. 첫째 구단의 변화다. 한화는 지난 11월 3일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면서 육성 중심, 장기비전, 젊은 팀으로의 개혁을 천명했다. 1군과 2군-육성의 선을 그었다. 구단 운영방침이 크게 바뀌었다. 김성근 감독의 권한은 제한됐다. 코칭스태프 인선과 전력분석 파트에 이미 수정이 가해졌다. 시즌 초중반 벌떼 마운드 운영이 계속된다면 구단이 어떤 형식으로든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두번째는 김성근 감독의 변화다. 오랜 기간 김 감독을 지켜봤던 야구인들은 한입으로 "김성근 감독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도 훈련량을 조절했다. 예전같은 진흙묻은 유니폼과 지옥펑고, 연장훈련 등이 없어졌다. 베테랑 중심의 투수조는 오후 3시면 어김없이 짐을 싸 숙소로 향했다. 베테랑 야수들은 휴식을 취했고, 젊은 선수들도 기초체력-전술훈련-기술훈련을 콤팩트 있게 수행했다. 김 감독은 "강한 훈련을 받아들일만한 몸이 안된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며 김 감독 본인 스스로 "내 인생에 해가 중천에 있는데 숙소에 들어가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부상자가 많은 한화 사정, 선수개개인의 특성 등을 감안한 맞춤형 훈련이었다.

내년 2월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서도 무작정 극한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훈련과는 거리를 둘 전망이다. 재활을 이어가는 투수들은 따뜻한 곳에서 따로 훈련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최하위에 빠져 승부근성이 바닥이었던 한화 선수들을 일깨우기 위해 몸부림쳤던 훈련, 또 훈련이 그 시작부터 바뀌고 있다.

올시즌 막판 5위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부상으로 재활중이던 송창식과 권혁, 이용규를 무리하게 콜업시키지 않았다. 적잖은 변화다.

김 감독의 벌떼 마운드 전략은 시즌 초반부터 멀찌감치 앞서나가 시즌 운용 전체를 여유롭게 가져가는 특유의 시즌운영스타일에 기반한다. 김 감독은 완투형 선발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를 명확하게 구분짓는다. 내년 시즌 큰 변수는 2명의 외국인 투수의 활약여부다. 용병 투수 2명에 이태양은 확실한 선발이다. 재활에서 복귀하는 배영수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임무를 맡게될 것으로 보이고 안영명은 개막전 복귀는 불투명하다. 5월쯤으로 예상된다. 송은범도 선발요원이다.

윤규진과 장민재는 선발과 중간이 모두 가능한 투수들이다. 배영수와 안영명의 재활 성공여부에 따라 윤규진과 장민재의 선발-불펜이 결정지어진다. 김용주 김재영 등 신진급 투수들과 김혁민 등 부상에서 돌아올 전력은 당장은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불펜피칭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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