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몸값 폭등이 불러온 해외진출 '0'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12-12 23:27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2016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 참석한 황재균과 김현수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2.08

차우찬이 국내 잔류를 선택할 경우 이번 겨울 해외로 나가는 KBO리그 선수는 없을 수도 있다. 차우찬과 황재균은 현재 국내 잔류와 해외 진출을 놓고 저울질에 들어간 상황이다. 스포츠조선 DB

양현종의 역투 모습.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호기롭게 메이저리그, 해외진출을 외쳤지만, 누구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해외진출을 고민했던 FA(자유계약선수) '빅5' 모두 국내 잔류를 결정했거나, 국내 잔류가 확정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원소속팀 SK 와이번스와 계약하더니, 양현종까지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또다른 좌완 차우찬이 메이저리그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나, LG 트윈스 입단이 유력해 보인다. 지난달 최형우가 일찌감치 KIA와 계약한 가운데, 황재균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국내 구단과 협상에 나선다.

이번 겨울 KBO리그 선수의 해외진출은 없다. 최근 몇 년간 활발했던 움직임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지난 겨울에는 박병호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로 갔고, 김현수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었다.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를 거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대호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뒤로하고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했다. 2014시즌 종료 후에는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성했다. 이전에도 류현진이 LA 다저스, 오승환이 일본행을 결정했다.

왜 이번 겨울에는 해외진출 도전이 사라진 걸까.

'불확실한 미래'보다 '안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FA 몸값이 폭등해 해외진출의 메리트가 사라졌다. 최형우가 4년간 총액 100억원에 계약했고, 차우찬도 4년 기준으로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의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는 100억원을 제시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양현종 또한 총액 100억원 안팎에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발표 금액에 인센티브(옵션)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더 올라간다. 달러로 환산하면 연봉 250만달러가 넘는다. 해외진출에 도전의 의미가 크다고 해도, 현실적인 면을 외면하기 어렵다. 양현종의 경우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와 2년간 최대 6억엔까지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의 만류로 KIA에 남기로 결정했는데, 계약 조건이 국내 잔류보다 월등히 좋다고 보긴 어렵다.


FA로 KIA 타이거즈에 이적한 최형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물론, 충분한 대우를 받으면서 해외진출을 모색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2년 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하다가 실패한 김광현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지난 몇 년간 꾸준한 성적을 내며 존재감을 보여줬으나, 메이저리그 구단이 주목할 수준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의 5인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가능한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해외 스카우트들의 냉정한 평가다. 차우찬도 비슷하다. 관심 표명과 실제 계약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 출신 선수들이 선전해 리그 위상이 높아졌다고 해도, 메이저리그의 벽은 여전히 높다. 미국 국내 선수뿐만 아니라, 중남미에서 쏟아져나오는 자원과 경쟁해야 한다. 저연봉을 감수하더라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나선다면 애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 또한 험난한 경쟁을 이겨내야한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


황재균은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쇼케이스'까지 열었으나 문을 열지 못했다. 한 에이전트는 "쇼케이스를 열었다는 것은 수년간 선수를 집중 체크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짧은 시간에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메이저리그 가능성이 생긴다는 건 넌센스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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