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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역대 최강 왕조와 뭐가 다른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11-02 14:23 | 최종수정 2016-11-03 01:00

두산이 2016 KBO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V5를 달성했다. 두산은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7대1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NC를 상대로 4연승을 기록하며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 박정원 구단주와 김승영 사장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마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1.02/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하며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올시즌 두산을 역대 최강으로 평가하면서, 두산이 언제까지 KBO리그를 지배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을 이끈 SK 와이번스와 201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두산이 2010년대 후반기를 지배할 걸 같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07년부터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08년까지 2년 연속 통합우승을 한 SK는 2009년엔 1승 차이로 KIA 타이거즈에 이어 정규시즌 2위가 됐고, 한국시리즈에선 7차전서 아쉽게 역전패해 준우승을 했다. 2010년엔 절치부심, 다시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강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새 역사를 썼다.

SK는 주전이라고 불릴 수 있는 선수가 몇명 되지 않았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경기에 따라, 상대 투수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으로 나왔기 때문. 그러다보니 타이틀을 차지하는 선수는 없었지만 팀은 정상에 있었다. 외국인 선발진이 좋지 않을 때에도 강력한 불펜진으로 메웠고,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투수 운용으로 위기를 헤쳐나갔다.

삼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 4연패하며 눈물을 흘렸던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취임한 2011년부터 독보적인 전력으로 우승을 '밥먹듯'했다.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란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삼성은 주전들의 활약이 컸다. 류중일 감독의 선수 관리가 힘을 발하며 주전급 선수들이 큰 부상없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치렀고, 그러한 힘이 모여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했다. 특히 오승환을 중심으로한 필승 불펜이 1점차도 여유있게 막았다.

그리고 두산 차례다. 두산은 지난해 3위에 올랐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막강한 모습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르더니 삼성까지 제압하며 15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니퍼트와 장원준 유희관 등의 강력한 선발진과 피해갈 수 없는 타선은 삼성에 1패 뒤 4연승이란 파죽지세로 우승을 한 것.

두산이 2016 KBO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V5를 달성했다. 두산은 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8대1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NC를 상대로 4연승을 기록하며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양의지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양의지의 MVP를 예상한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1.02

그리고 올시즌엔 초반부터 1위로 치고 올라가 어떤 경쟁자의 위협도 받지 않고 1995년 이후 21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93승이란 역대 최다승 기록까지 쓰면서 최강의 모습을 보였다.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승승장구, 매경기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파죽의 4연승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은 이전 SK, 삼성 왕조와는 다른 모습이다. '판타스틱 4'로 불리는 니퍼트(22승) 보우덴(18승) 장원준 유희관(이상 15승) 등 4명의 15승 이상 선발진이 리그를 지배했다. 이런 강력한 선발진에 폭발적인 타격이 더해졌다. 가장 크다는 잠실구장을 쓰면서도 두산은 183개의 홈런으로 전체 홈런 1위에 오른 거포군단이 됐다. 예전왕조가 불펜 야구를 강조했다면 이번 두산은 선발야구와 강공 등 큰 야구로 리그를 제패했다.


이들이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포퍼먼스는 NC와 큰 차이를 보였다. 작은 플레이에도 실수가 없었고, 거리낌이 없었다. 어려운 플레이를 쉽게했다. 그런 차이가 결국 4연승 우승을 이뤄냈다.

이런 강력함 때문에 두산은 2000년 현대 유니콘스와 자주 비교된다. 당시 현대는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이 나란히 18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르는 등 10승 투수 5명을 배출했다. 또 조웅천이 홀드왕에 올랐고, 위재영은 세이브 2위에 올랐다. 강력한 선발과 막강 불펜이 조화를 이룬 팀이었다. 여기에 타격도 강력했다. 박경완은 40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고, 박종호는 타격왕, 박재홍은 타점왕을 차지했다. 좋은 테이블세터에 강한 중심타선까지 갖췄다. 그러나 현대는 그해 91승으로 최다승을 거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3연승 후 3연패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너무 강력하다보니 방심을 했던 탓이다. 그러나 두산은 이런 방심이란 없었다. 끝까지 집중력 높은 경기를 치르며 4연승 우승을 만들었다.

두산이 2016 KBO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V5를 달성했다. 두산은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7대1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NC를 상대로 4연승을 기록하며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들이 샴페인 세례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마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1.02/

이렇게 완벽하게 된 두산 왕조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마운드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두산의 현재 전력은 한동안 최강으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을 이끌고 있는 선수들의 나이가 아직도 어리다. 야구를 너무 잘해 베테랑같은 느낌을 주지만 대부분이 20대 중후반이다. 두산의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 28명 중 외국인 선수 3명을 뺀 25명의 국내 선수 평균 나이는 28세다. 매우 젊은 팀이 최강의 모습을 갖춘 것. 4번타자 김재환이 28세이고, 톱타자 박건우는 26세로 아직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리더급인 오재원이 31세다. 포수 양의지도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주지만 아직도 29세다. 아직 전성기가 아니라 더 발전할 수 있는 나이들이다. 게다가 '화수분'야구의 대표인 두산답게 어린 선수들도 커가고 있다. 누가 빠져도 그 틈이 보이지 않게 막을 수 있다.

두산은 이제 경쟁상대가 자신인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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