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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두산이 우승후보였던 것은 맞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넥센, NC, 삼성을 누르고 극적 우승을 차지했다.
또 하나, 니퍼트는 확실했지만, 또 하나의 조합을 맞추는데 두산은 번번이 실패했다. '수난사'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최근 몇 년간 두번째 외국인 투수는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올 시즌, 고질적 약점은 단숨에 강점이 됐다. 두 선수 때문이다.
올 시즌 김재환은 또 다시 수비 포지션을 변경했다. 포수에서 1루수로, 또 다시 외야수로 파격 변신을 했다. 불과 2년 동안의 일이다.
3할2푼5리, 37홈런, 124타점. 완벽한 4번 타자 역할을 했다.
풀타임 경험이 전무했지만, 한 시즌 내내 팀의 중심을 지켰다.
포스트 시즌도 마찬가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사실 포스트 시즌에 김재환에게 불안감이 있었다.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제 스윙을 하면서 4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흡족해 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호투하던 에릭 해커를 무너뜨리는 벼락같은 솔로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3차전에서도 0의 행진을 이어가던 5회 또 다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작렬시켰다. 극심한 투고타저의 포스트 시즌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의 4번 타자로 손색이 없다.
보우덴은 올 시즌 18승7패, 평균 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에이스로 손색없는 역할을 했다.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과 함께 '판타스틱 4'로 불린다.
지긋지긋한 두산의 제2 외국인 투수 '수난사'를 끊었다.
1일 마산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7⅔이닝 3피안타 4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였다. 무려 136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했다.
두 선수는 큰 무대 경험이 거의 없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두산은 고질적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두 선수의 맹활약에 페넌트레이스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에서도 쾌속질주하고 있다. 93승1무50패로 정규리그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NC에 3연승, 4게임 중 1경기만 승리하면 2연패를 달성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바야흐로 '두산 시대'. 두 선수가 없었다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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