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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보우덴, 두산의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6-11-02 01:00


1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렸다. 5회초 두산 김재환이 우중월 솔로홈런을 친 후 보우덴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1.01.

시즌 전 두산이 우승후보였던 것은 맞다.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넥센, NC, 삼성을 누르고 극적 우승을 차지했다.

그 힘이 있었다. 선수 구성에서도 젊은 핵심들이 많았다. 에이스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이 건재했고, 타선 역시 안방마님 양의지를 비롯해 공수주를 두루 갖춘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세부적 약점도 존재했다. 간판 타자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한 공백이 있었다. 토종 거포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외국인 타자가 4번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는 보장이 없었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 로메로는 백업 요원에 불과했다.

또 하나, 니퍼트는 확실했지만, 또 하나의 조합을 맞추는데 두산은 번번이 실패했다. '수난사'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최근 몇 년간 두번째 외국인 투수는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올 시즌, 고질적 약점은 단숨에 강점이 됐다. 두 선수 때문이다.

김재환과 보우덴.

올 시즌 김재환은 또 다시 수비 포지션을 변경했다. 포수에서 1루수로, 또 다시 외야수로 파격 변신을 했다. 불과 2년 동안의 일이다.

3할2푼5리, 37홈런, 124타점. 완벽한 4번 타자 역할을 했다.


풀타임 경험이 전무했지만, 한 시즌 내내 팀의 중심을 지켰다.

포스트 시즌도 마찬가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사실 포스트 시즌에 김재환에게 불안감이 있었다.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제 스윙을 하면서 4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흡족해 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호투하던 에릭 해커를 무너뜨리는 벼락같은 솔로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3차전에서도 0의 행진을 이어가던 5회 또 다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작렬시켰다. 극심한 투고타저의 포스트 시즌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의 4번 타자로 손색이 없다.

보우덴은 올 시즌 18승7패, 평균 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에이스로 손색없는 역할을 했다.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과 함께 '판타스틱 4'로 불린다.

지긋지긋한 두산의 제2 외국인 투수 '수난사'를 끊었다.

1일 마산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7⅔이닝 3피안타 4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였다. 무려 136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했다.

두 선수는 큰 무대 경험이 거의 없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두산은 고질적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두 선수의 맹활약에 페넌트레이스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에서도 쾌속질주하고 있다. 93승1무50패로 정규리그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NC에 3연승, 4게임 중 1경기만 승리하면 2연패를 달성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바야흐로 '두산 시대'. 두 선수가 없었다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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