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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PO, KS 1차전 접전이 주는 의미, 미세한 힘의 차이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10-30 09:30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NC와 두산의 경기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1회말 1사 만루서 두산 오재일의 좌익수 플라이때 홈에 들어온 허경민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29.

결국은 이게 힘, 실력 차이다. 패자쪽에서는 운으로 생각하고 싶지만, 냉정한 현실에선 그게 안된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 전 예상은 더스틴 니퍼트를 앞세운 두산의 우세였다. 그러나 결과는 연장 접전이었다. 두산의 끝내기 희생플라이 신승.

선발 재크 스튜어트가 호투해준 NC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초반에는 스튜어트가 힘겹게 위기를 넘겼다면, 중후반에는 NC가 계속해서 점수를 뽑을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수차례 찬스에도 딱 1점, 그게 안났다. 9회 선두 박민우의 안타 후 2루에서의 횡사, 10회 1사 3루 찬스 무산, 11회 1사 1, 2루 중심타자 나성범의 병살타가 연이어 나왔다. 그리고 11회말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남기며 패했다. 김성욱의 쉬운 플라이 타구 실책, 김성욱이 아닌 이종욱의 플라이 타구 처리, 아쉬움을 남긴 나성범의 홈 송구 등이 겹치며 두산의 결승점을 만들어줬다.

NC 입장에서는 '다 잡았던 경기, 운이 없었다'고 자기 위안을 할 수도 있다. 분명 그랬다. '그 타격, 그 수비 하나만 제대로 했다면'이라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게 뻔하다.

공교롭게도 플레이오프 1차전과 겹친다. 그 때는 NC가 포기 분위기로 가던 경기를 뒤집었다. 당시 LG 트윈스가 9회까지 2-0으로 앞서며 승기를 완전히 가져왔고, 9회 마무리 임정우를 내세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임정우의 구위를 생각하면 분위기상 LG의 승리였다. 하지만 임정우가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역전패 빌미를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아쉬운 수비들도 나왔다. 플레이오프 내내 LG 관계자들은 "1차전을 잡았으면 3차전, 4차전에서 끝낼 수 있는 분위기가 됐을 것"이라며 힘들어했다. 그 의견이 말도 안된다고 할 사람은 많지 않았다. 2차전 선발이 데이비드 허프였고, 3차전 상대 선발이 신예 투수임을 감안하면 LG가 쉽게 플레이오프를 끝낼 뻔 했다.

하지만 NC, LG를 떠나 제 3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를 단순히 운으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상대가 운좋게 이긴 것 같지만, 결국 이게 실력이고 힘의 차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 LG가 강팀이었다면 2점을 지킬 수 있는 더 확실한 마무리를 보유했어야 했고, 결정적인 순간 베테랑 이호준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주지 않을 배터리 호흡이 있어야 했다. 반대로, 당시 NC는 승부처 노림수가 좋은 이호준이라는 대타를 남겨두고 있었다. 가을 DNA를 장착한 백업 포수 용덕한이 없었다면 NC가 끝내기 승리를 거두지 못했을지 모른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NC가 결정적인 순간 선수들의 경험 부족 현상이 많이 나왔다. 어느정도 자신들이 우위를 점한다는 자신감을 갖던 LG와, 반대로 자신들보다 강하다는 생각이 드는 두산을 상대로 하는 플레이가 달랐다. 반면, 경험 많은 두산 선수들은 위기의 순간을 즐기는 듯 보였다. 김경문 감독이 걱정한 것처럼 두산 선수들은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었다. 11회말 허경민의 결정적인 두 차례 베이스러닝 성공. 그게 바로 힘의 차이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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