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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 몸값 올라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외국인투수 뿐만 아니라 FA가 되는 투수들도 신이 난 표정이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 트렌드는 타고투저였다. 올해는 3할타율을 기록한 타자들이 역대 최고인 40명이나 배출됐다. 궁극의 타율이라는 3할5푼 이상 타자도 3명이나 된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5.17, 평균타율은 2할9푼까지 치솟았다.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각 팀은 투수난에 비명을 질렀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각 팀당 10승 투수가 1~2명씩 부족한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투수가 너무 없다"고 말했다. 10개 구단으로 늘어나면서 선수난이 가중되고, 특히 타자들의 파워업과 기술발전을 투수들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불균형은 심화됐다. 각 구단마다 투수 유망주 발굴과 육성책 마련으로 난리법석이 벌어졌다. FA가 되는 투수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불펜투수로는 처음으로 한화 정우람이 4년간 84억원을 받은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포스트시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투수, 특히 에이스의 중요성이 다른 각도에서 부각됐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점을 재인식시키고 있다. 특히 외국인 에이스가 팀내에서 어떤 비중을 갖는지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올겨울 외국인투수 발굴과 재계약에 나서는 각 팀은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좋은 외국인투수를 잡은 팀은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니퍼트-보우덴의 두산, 해커-스튜어트의 NC, 허프-소사의 LG, 밴헤켄의 넥센, 헥터의 KIA.
100만달러 이하의 그저그런 외국인투수를 시즌 도중 보내고 대체용병을 뽑느니 처음부터 좀더 투자하자는 의견도 많아졌다. '몸값=성적'은 아니지만 전혀 무관하진 않다. 몇몇 후보군을 놓고 각팀에서 줄다리기를 벌이는 일이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몸값은 뛸 조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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