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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최근 발생한 간판타자 에릭 테임즈(30)의 음주운전 적발 사건을 순리 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사후 깔끔하지 못한 일 처리로 지금까지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쉬쉬했던 테임즈 사건은 29일 만천하에 공개됐다. 사고 발생 5일 후였다.
NC 구단 관계자는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에게 해당 내용을 먼저 보고했다. KBO에 확인해본 결과, 통보 시각은 29일 낮 1시쯤이었다. KBO와 NC 구단은 30일 테임즈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NC 구단 이태일 대표이사, 배석현 단장, 팀장급은 이미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인지, 공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 조사까지 받은 테임즈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또 경기에 출전하는 걸 내버려뒀다. 테임즈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했다.
테임즈는 오후 6시30분쯤 시작된 더블헤더 2차전 선발 명단에도 똑같이 이름이 올랐다. 1루수로 1회초 수비까지 했다. 그런데 1회말 첫 타석을 앞두고 갑자기 대타 조영훈으로 교체됐다. 구단 관계자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이 일반에 공개된 건 오후 7시50분쯤이었다. 배 단장이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아와 기습적으로 사실을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배 단장은 테임즈의 더블헤더 1차전 출전 이유를 "감독은 테임즈 사건을 몰랐다. 구단에 올해 안 좋은 일들이 많아서 알리지 못했다. 운영팀장을 통해 뒤늦게 알렸고, 급하게 교체가 이뤄졌다.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NC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이겨 정규리그 2위를 확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다.
NC 구단의 일처리 과정을 보면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될 수 있다면 숨기고 싶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29일 공개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NC 구단이 더이상은 숨길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NC 구단은 KBO에 테임즈 사건을 알리고도 경기에 출전하도록 내버려두는 잘못을 저질렀다. 당시 NC 구단은 하루라도 빨리 2위를 확정하고 싶었다. NC 구단은 "김경문 감독이 테임즈 사건을 몰랐기 때문에 경기에 출전시켰다"고 어리석은 변명을 했다. 김 감독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테임즈)를 선발 출전시키는 걸 구단 경영진이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막지 않았다.
KBO 상벌위원회는 NC 구단의 현명하지 못한 일처리에 철퇴를 내렸다. 테임즈에게 정규시즌 잔여경기(8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전 정지, 벌금 500만원을 징계한데 이어, NC 구단에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도 즉각 보고 하지 않고 또 경기에 출전시키는 등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NC 구단은 '정의, 명예, 존중'을 구단 모토로 하고 있다. 그런데 올시즌 NC는 과연 '정의, 명예, 존중'에 부합하는 구단 운영을 했을까. 그동안 단기간에 좋은 성적으로 쌓은 '스마트한 구단'이라는 인식은 물론, 모기업인 엔씨소프트의 클린 이미지까지 흔들고 있는 NC 다이노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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